사교육 현장 심층취재 세 번째 순서입니다.
최근 쏟아지는 사교육비 절감 대책에는 사실상 가장 중요한 대학들의 입학 전형과 관련된 부분은 전혀 언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근본적으로 손을 대지 않고는 백약이 무효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월 고려대 2009학년도 수시전형에서 외고 졸업생이 가산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적지않은 파장이 일었습니다.
경기도에선 같은 내신 1등급인데도 외고 출신 지원자가 일반고 학생보다 30%가 넘게 합격률이 높아 큰 논란을 불렀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불거질 때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외고생 우대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 인터뷰 : 손병두 / 전 대교협 회장(지난 2월)
- "일률적으로 가점 또는 감점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어 고교등급제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는 여전히 외고에 가야 명문대에 진학하기 쉬울 거라는 뿌리깊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밤늦게까지 입시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이유도 외고에 가려는 게 태반입니다.
▶ 인터뷰 : 최나래 / 서울 녹천중학교 3학년
- "학교에는 따로 특목고 대비반이 없어서요. 학원에서 11시, 12시까지 공부해요."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명문대에 가려면 외고에 들어가는 게 최우선 관문이고, 이를 위해서는 중학교, 나아가 초등학생 때부터 과도한 사교육비를 써야 하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전문가들은 외고 출신이 유리한 지금의 대학입시제도를 바꿔야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 인터뷰 : 윤지희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
- "대학의 우대입학 정책들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외고 입시 난이도가 조정된다고 하더라도 외고를 들어가려고 하는 경쟁 자체를 완화시킬 수는 없다고…."
전국 30개 외고 출신 학생은 어문계열 학과에만 진학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특수목적고등학교라는 원래 취지도 살리고 외고 입시에 낭비되는 사교육비도 줄일 수 있는 정책이라는 겁니다.
▶ 인터뷰 : 조상식 / 동국대학교 교육학과
- "어문계열로 진학시키겠다는 제한조치는 일단은 바람직합니다. 대학입시 준비기관으로서 전락한 외고 문제는 사실상 전체 우리 중등교육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혁 없이는…. "
외고 출신 학생 우대 의혹을 사고 있는 대학입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설령 각종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실행된다한들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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