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에서도 나름 선방한 국내 완성차 업계가 내년에는 완만한 회복세 속에 글로벌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2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국내 자동차 산업을 평가하고 내년도 산업 여건과 전망을 분석한 '2020년 자동차 산업 평가와 2021년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산업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의 급격한 위축과 일부 부품 공급 차질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부의 신속한 방역과 긴급 금융 지원, 내수 활성화 정책과 함께 업계의 내수 물량 확대 전략과 신차 출시 등으로 생산·내수에서 나름 선전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0월을 기준으로 구가별 자동차 생산 순위에서 한국은 지난해 7위에서 올해 5위로 올랐고 주요국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내수 증가세(6.2%)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출 급감 때에도 업계는 내수 비중을 49%로 절반까지 확대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판매 중 내수 비중인 39%보다 높다.
또 국내 자동차 산업은 위기 상황에서도 대다수 생산 시설과 인력 규모를 유지하며 산업생태계를 보존해 올 3분기부터 부품업계 경영실적 개선 등의 회복세를 나타냈다. 국내 자동차제조업 고용은 1월 37만8000명에서 10월 37만4000명으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특히 5~8월 감소에 비해 9~10월에는 회복세를 보였다.
국내 85개 부품업계 상장사 경영실적도 3분기부터 회복됐다. 이들 매출액은 올 상반기에 작년보다 16% 감소했지만 3분기엔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2분기엔 891억원 적자였지만 3분기에 50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안정화에 따른 수요 폭증 기대 속에 외국 경쟁업체들의 생산 정상화와 중국의 해외 진출 본격화로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올해 공급 차질을 심하게 겪었던 외국 경쟁업체들의 생산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어 글로벌 시장 경쟁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국 순위도 올해 5위에서 내년에는 6~7위로 하락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연간 5000만대 생산 규모 중 내수가 2500만대로 외국 시장 진출 확대가 불가피하다. 특히 전기동력차의 글로벌 시장 침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가운데 50.5%는 중국에서 판매됐다.
국내 시장도 경제성장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기업·노동·환경 등 각종 규제 강화와 가계부채 증가, 소득 감소 등 민간소비 감소세, 자동차 내수 활성화 정책 축소 등으로 회복에 제약이 예상된다.
협회는 내년 자동차 내수가 올해보다 4.4% 감소한 182만대, 수출은 22.9% 증가한 234만대, 생산은 10.3% 증가한 386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과 생산 모두 2019년 수준인 240만대와 395만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기업들의 투자여력이 위축되고 있어 미래차 산업에 대한 대비도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 7조원에 달한 국내 완성차 업계 설비투자액은 내년 6조1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와 업계가 적시에 대응해 위기를 잘 넘겼지만 내년에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산업은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더해 최근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