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3차 유행' 양상이 뚜렷한 가운데 수험생 자녀를 둔 직장인들의 불안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45살 김 모 씨는 내달 3일 치러지는 2021학년도 대입 수능일이 다가올수록 불안감이 커진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수험생인 고3 딸의 건강관리에 온 신경을 쓰고 있는데, 직장 생활로 외부인 접촉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김 씨는 "사무실이 좁아 거리를 두고 띄어 앉는 것이 어렵다"며 "사무실에서 항상 마스크를 써도 불안하고, 직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딸의 수능 준비에 지장을 줄까 봐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자녀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뿐만 아니라, 혹시나 수능 당일 열이 나거나, 기침 등으로 유증상자로 분류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도 말했습니다.
김 씨처럼 수험생들을 자녀로 둔 직장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11월 확진 학생들의 70%가량이 가정 내 감염이라는 교육부 발표내용을 고려하면 가정 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데, 직장 생활은 큰 변화 없이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일부 지자체는 수험생을 둔 직원에게 재택근무하도록 했지만, 상당수 민간기업이나 영세한 업장 직원들은 수험생 자녀를 위한 연차나 재택근무 신청에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입니다.
수원에 거주하는 박 모 씨는 "어떤 직장에선 수험생 부모에게 재택을 권고하기도 하는데 우리 회사에선 아직 별다른 조치가 없다"며 "휴가를 몰아서 쓰기도, 재택을 부탁하기도 눈치가 보인다. 회사가 먼저 배려해줬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직업 특성상 사람을 많이 만나는데 최근엔 약속도 가급적 잡지 않고 되도록 전화로 업무를 본다"며 "퇴근 후에도 외출하지 않고 집에만 가만히 숨죽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출도 못 하는 수험생 자녀만 집에 덩그러니 놓고 출근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의 고충도 컸습니다.
오산에 거주하는 전 모 씨는 "업무와 회사 내 직책 때문에 재택근무가 쉽지 않다"며 "출근하면서 자녀에게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오는데, 사무실에 오면 집에
그러면서 "학교가 온라인수업을 한다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라 아이도 힘들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권 모 씨도 "이번 주부터 학교도 안 가고, 독서실과 학원도 못 가니 집에서 자기주도학습만 하는데 수능 전까지 잘 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