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의 약 80%는 뒤꿈치가 먼저 지면에 닿는 힐 착지 주법으로 달린다. 나머지 15%는 뒤꿈치와 발볼(ball of foot, 1st metatarsal head)이 동시에 착지하는 미드풋 주법, 남은 5%가 발볼(ball of foot , 1st metatarsal head) 착지, 포어풋이다.
달리는 모습을 슬로우 모션으로 촬영해보면 포어풋과 미드풋 착지는 정확하게 구별하기가 어렵다.
하체 관절 움직임, 압력과 근육 사용 패턴이 비슷하기 때문에 포어풋과 미드풋 착지를 같은 카테고리로 보기도 한다. 관련 기관에서도 총 세 개 착지로 나누기보다는 두 개의 착지군(포어풋/미드풋, 힐 착지)으로 나누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사람들은 신발을 사용하며 보행하기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신발 쿠션을 통해 힐 착지로 걸었다. 달릴 때도 마찬가지로 힐 착지 주법(80%)이 더 자연스러웠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부터 포어풋 착지, 미드풋 착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착지의 정석으로 여겨지기 시작한다.
기존의 힐 착지로 달리면 달리기 부상이 많아지고, 스피드 향상에도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그렇게 포어풋/미드풋 착지가 빠르고 부상이 없는 착지법으로 인식됐다.
2009년 크리스토퍼 맥두걸이 쓴 책 <본투런(born to run)>의 영향력 때문이다. 멕시코 코퍼 케니언(copper canyon)의 타라후마 부족은 당시 최고의 울트라 마라토너 스콧 주렉(Scott jurek)을 상대로 드라마틱하게 승리한다.
부족은 며칠 동안 쉬지 않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산악 지형을 누비고 다녔는데, 신발도 없이 맨발 앞부분을 이용하여 충격의 흡수와 추진력을 만들어냈다(포어풋, barefoot 착지). 값비싼 신발을 아무리 바꿔도 달리기 부상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러너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는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데 충분했다.
또 2010년 하버드대학교 다니엘 리버만(Daniel Liberman) 교수가 이끈 연구에서 맨발 달리기는 포어풋이나 미드풋 착지를 유도하고 이 방식으로 착지했을 때 충격을 덜 받는다는 결과를 제시한다. 그림은 리버만 교수가 발표한 그래프로, 여러 곳에서 굉장히 자주 인용되는 유명한 그래프다.
기울기가 가파를 경우 그만큼 짧은 시간 내에 더 큰 충격이 하체에 전해진다고 본다. 뒤꿈치로 착지했을 때의 좌측 그래프를 보면 기울기가 훨씬 급격하게 가파른 변화를 보여준다. 착지와 동시에 생기는 이 가파른 기울기, 즉 하체가 받는 급격한 충격을 " 순간 충격(impact transient)"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우측 포어풋/미드풋 착지 시에는 압력이 완만하게 증가하고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LR이 좌측의 힐 착지 때보다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 결과는 케냐, 나이지리아의 맨발로 뛰는 선수들이 보여주었던 포어풋/미드풋 착지가 기존의 힐 착지보다 더 부드럽고 충격이 적은 착지법이라고 설명하는 데 일조하게 된다.
여기까지 정리한 내용을 토대로 많은 사람이 다음과 같이 결론지어 말한다.
<1. 포어풋/미드풋 러닝을 해야 빠르게 달릴 수 있다. 2. 포어풋/미드풋 러닝이 힐 착지보다 충격이 적기 때문에 달리기 부상의 위험이 없다>
과연 포어풋/미드풋 착지를 해야 빠르게 달릴 수 있고, 달리기 부상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서 하나씩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아이스하키, 골프 등 운동 마니아였던 그는 목 디스크를 이겨내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다. 그 이후로 마라톤은 물론 철인 3종 경기까지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남혁우 남정형외과 원장/정리=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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