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으로 국내 항공사 양강 체제가 32년 만에 무너지게 되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서도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됩니다.
대한항공의 자매사인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뿐 아니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다른 LCC도 초대형 항공사 탄생으로 인한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오늘(16일) 정부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에 따라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도 단계적 통합을 하게 됩니다.
항공기 7대를 보유하고, 노선이 많지 않은 에어서울은 자연스럽게 대한항공 자매사인 진에어에 흡수될 것으로 보입니다.
에어부산의 경우 별도의 재매각 대상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지만, 항공업계 재편이라는 기조 아래 대한항공에 함께 매각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LCC도 통합을 원칙으로 한다"며 "실사 이후 구체적 운영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한진 측에서 3개 LCC를 단계적으로 통합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통합된다면 국내 LCC 업계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한 진에어를 중심으로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이 뒤를 따르는 구조로 재편됩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LCC 업계 여객 수 기준 점유율은 제주항공 26.91%, 티웨이항공 22.4%, 진에어 20.4%, 에어부산 18.35%, 에어서울 5.4%입니다.
진에어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흡수하면 점유율이 44.1%로 제주항공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섭니다.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봐도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합친 진에어가 다른 LCC를 앞섭니다. 진에어(9천101억 원), 에어부산(6천332억 원), 에어서울(2천335억 원)을 합치면 매출액이 1조7천768억 원입니다. 지난해 매출은 제주항공이 1조3천840억 원, 티웨이항공이 8천104억 원입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진에어의 단거리 노선 집중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항공이 중복된 노선을 정리하며 미주와 유럽 노선에 집중한다면 단거리 노선은 진에어를 중심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에 빠진 LCC들이 합병을 통한 규모 키우기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 매각 무산 이후 재매각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했던 제주항공은 올해 7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인수를 포기한 바 있습니다.
매각설까지 나오는 플라이강원은 직원의 60%가량이 무급휴직을 하고 있고, 에어프레미아는 첫 취항을 시작하기도 전에 직원 무급 휴직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대형항공사의 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만큼 LCC 업계도 합병 움직임이 다시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당장 인수를 시행할 여력은 안 되지만,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정부 지원을 받는다면 다른 LCC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습니다.
LCC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시장 지배력을 통해 시장의 규칙을 일방적으로 정해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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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선 항공권 특가 등 출혈경쟁을 벌였던 LCC 입장에서 항공업계 구조조정은 수익성 개선 등의 긍정적인 면도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