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배슬론 2020`을 앞두고 훈련중인 신동준 중앙대 교수(뒷줄 오른쪽 첫 번째)와 파일럿 김영훈 씨(앞줄 오른쪽). 신 교수부터 반시계방향으로 김영진·김성준·김성훈·한석훈·박찬은(인천대)·뚜아니 데 로사(서울과기대)·이승열 학생. [김유태 기자] |
스위스에 사이배슬론(Cybathlon)이란 대회가 있다. 취리히에서 2016년 처음 열렸고 올해 2회째인데 일반인에겐 생소하지만 세계 로봇 공학인에겐 꿈의 대회다. 인조인간(cyborg)와 라틴어 경기(athlon)의 합성어인 대회명이 은유하듯 신체 아닌 기술을 겨룬다. 14일(현지시간) 열리는 '사이배슬론 2020'에 도전장을 내민 신동준(44) 기계공학부 교수팀을 최근 만났다.
"선수를 뜻하는 파일럿(pilot)의 다리 근육에서 나온 전기신호를 체득해 페달을 움직입니다. 1200m를 누가 더 빠르게 질주하느냐를 경쟁하는 거죠. 최대 8분을 넘기면 과락(科落)입니다."
사이배슬론 종목 6개 가운데 신동준 교수팀 도전 분야는 '전기자극 자전거 경주(FES)'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하지마비 장애인인 파일럿의 근육상태를 측정해 신호를 생성, 외부로부터 동력을 보조받지 않고 본인 근육으로 주행한다. AI자전거 이름은 '임프로B(ImProB)'로 명명했다. "전기자극을 적절히 배분해야 합니다. 피로도가 적으면서 빠르게 주행 가능한 AI 알고리즘이 FES에 핵심적으로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 사이배슬론 출전에 앞서 훈련 중인 김영훈 씨와 학생들. [김유태 기자] |
지난 번 대회에서 FES 분야의 주행거리는 800m였다. 당시 참가자들의 기록은 3분 안팎. 그러나 이번에 주행거리가 1.5배로 늘어났기에 공인 기록이 없는 상태다. 신 교수는 "모두가 처음 경쟁하는 거리이다 보니 모든 팀이 자신들의 최고 기록을 극비에 부치고 있다"며 "비어게인 팀이 최선의 기록으로 보답하겠다"고 자신했다.
↑ 파일럿의 허벅지 근육에서 받은 전기자극을 배분하는 콘솔박스. 스마트 인터페이스다. [김유태 기자] |
↑ 제자리에서 바퀴에 착장해 공정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주최 측에서 동일한 조건의 스마트 트레일러를 보내왔다. [김유태 기자] |
↑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사이배슬론은 각 팀이 자신의 나라에서 경기를 치르고 이를 생중계한 뒤 집계한다. 대회 주최 측에서 개발한 온라인 화면. 기록이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김유태 기자] |
피로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로봇을 두고 다투는 사이배슬론은 인류에게 어떤 의미일까. 신 교수는 "인간과 로봇 간 상호작용 기술의 테스트베드"라고 단언했다. "운동 알고리즘을 만들어내기에 자전거만큼 적합한 대상은 없습니다. 기술로 한계를 넘어보는 거죠. 성적을 떠나 대회 끝나면 더 바빠질 겁니다. 특허도 신청 전이고 논문도 써야 하거든요.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 연구실 정문에 붙은 사이배슬론 파일럿 모집 포스터. 오랜 흔적이 길고 길었던 시간을 말해준다. [김유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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