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전 이사장 모욕혐의 송일준 광주MBC사장, 항소심 선고유예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파렴치, 철면피 등으로 지칭하며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송일준 광주 MBC 사장이 항소심에서 벌금형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송 사장은 유죄 판결이 부당하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했고 헌법소원을 검토할 뜻도 밝혔다.
1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부상준)는 모욕 혐의를 받는 송 사장의 항소심에서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송 사장은 지난 1심에서도 벌금 50만원 선고유예 결정을 받았다. 다만 항소심은 1심과 달리 "간첩조작질 공안 검사 출신 변호사"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철면피, 파렴치, 양두구육 등을 연달아 사용하면서 경멸적 감정을 표현했고 (전체 글에서) 모욕적 표현 비중이 작지 않은 점 등을 보면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면서 부분적으로 모욕 표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해당 SNS 글이)모욕적 표현 위주로 구성된다고 본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간첩조작질 공안검사 출신 변호사'라는 표현은 피해자에 대한 사실적시뿐"이라는 송 사장의 주장과 관련해 항소심은 원심 판결과 판단을 달리 했다. 재판부는 "간첩조작질 부분은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 것이고 모욕죄 상의 모욕은 아니다"며 "원심의 간첩조작질 관련 유죄 판단은 법리오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반적으로) 모욕죄 유죄를 인정하지만 처벌 전력이 없고 범행에 이른 경위를 참작했다"면서 선고유예에 이르게 된 이유를 밝혔다.
선고유예에도 불구하고 송 사장은 상고할 뜻을 밝혔다. 그는 재판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항소심 판결인)선고유예는 '유죄냐 무죄냐' 따지면 유죄"라며 "대법원에 상고하겠고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을 내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욕죄는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무기다. 명예훼손은 법적으로 유죄 여부를 엄격하게 따지는데 비해 모욕죄는 상대적으로 쉽게 인정된다"며 상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송 사장은 지난 2017년 7월 한국PD연합회 회장 시절 페이스북에 고 이사장이 고발당했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 링크를 올리고 "간첩조작질 공안검사 출신 변호사, 매카시스트, 철면피, 파렴치, 양두구육, 역시 극우부패세력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고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윤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