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이민호와 김윤식이) ‘켈리처럼 던지라고 할까’라는 내 바람을 기사로 읽었나 봐. 그렇다면 오늘 (선발투수) 남호는 양현종처럼 던졌으면 좋겠다.”
류중일 LG 감독의 욕심이 불과 몇 분 사이에 커졌다. 물론 우스갯소리다. 그의 진심은 다르다.
LG는 10일 NC와 더블헤더 1·2차전을 모두 잡으며 연승을 5경기로 늘렸다. 순위도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30일 만에 NC 다음으로 높은 곳에 위치했다.
↑ LG 2년차 투수 남호는 11일 열리는 KBO리그 잠실 NC전에 선발 등판한다. 사진=김재현 기자 |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류 감독은 “차우찬에다 윌슨까지 빠져서 걱정이 많았다. 긴 2주가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나. 의외로 어제 더블헤더를 다 이겼다. 2위까지 오른 만큼 이 순위로 정규시즌을 마치고 싶다. TV로 시청하는 LG 팬도 ‘최소 2위를 해야 한다’라고 기대감을 가질 터다”라고 말했다.
‘영건’의 활약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인 류 감독이다. 10일 1차전 선발투수 이민호는 6이닝 무실점, 2차전 선발투수 김윤식은 5이닝 3실점으로 ‘5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민호와 김윤식 2020년에 입단한 신인투수다.
등판 직전에 류 감독은 “(젊은 투수들에게) 켈리처럼 던지라 할까”라고 말해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켈리는 9일 잠실 NC전에서 KBO리그 첫 완봉승을 거뒀다. 류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잘 막아주니까 정말 기분이 좋다”라며 껄껄 웃었다.
바통은 2년차 투수 남호가 받았다. 이번이 남호의 개인 통산 5번째 경기. 그러나 데뷔 첫 선발 등판이었던 6일 잠실 삼성전에서 5이닝 1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회 무사 만루 위기 이후 15타자 연속 아웃을 처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에 류 감독은 “오늘 남호는 양현종처럼 던졌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올해 아홉수에 시달리고 있으나 양현종은 통산 145승을 올린 ‘대투수’다.
지나친 부담을 안기는 발언일 수 있다. 그러나 류 감독이 솔직히 바라는 건 ‘
이어 “양현종까진 멀었다. 차근차근 올라가야 한다. 그래도 (젊은 투수가) 양현종처럼 성장한다는 건 지도자에게도 꿈같은 일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