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주어진 일에 감사해야지. 성실하게 착실하게 살자. 딴 생각 말고.’
결코 졸린 영화가 아닌데 졸린다. 어쩌면 당연한 말을,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충무로에서, 특별히 새롭거나 다른 이야기도 아닌데, 왜 그렇게 어렵게 잔뜩 힘을 주며, 혼자만 대단한듯, 뭔가 다른 거라도 있는 듯 전하려 할까. 유아인의 변신 외에는 특별할 게 없는, 높은 기대치가 독이 된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다.
영화는 생계를 위해 부업으로 범죄 조직의 뒷처리를 하며 근면 성실하게 살고 있는 두 남자가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되면서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는다.
감독은 ‘옳고 그르다’를 명백하게 규정하기 힘든 복잡하고도 냉혹한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우리의 수많은 판단과 선택을 떠올리게 하고자 영화 전체를 일상적인 톤으로 통일 한다. 아니 오히려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일반적인 것을 넘어 희화적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영화는 그 모든 허점을 유아인에게 기댄다. 대사 없는 캐릭터 태인 역을 깊이 있게 소화해내며 변신에 성공한 그의 내공 덕분에 그나마 태인의 정서로 끝까지 따라갈 수는 있지만 아쉽게도 영화 자체의 심심함과 불편함을 해소시켜주진 못한다.
메시지를 강조할수록 어쩐지 흡입력은 떨어지고 재미는 반감된다. 아이러니한 상황과 이를 통해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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