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추석 연휴 반려동물 유기, 대책 없을까?", "돌아온 명절 반려견 쉼터…유기 행태 올해는?"
추석이나 설과 같은 명절에는 유기동물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의식해 서울 노원구와 같은 지자체들은 명절 유기동물 발생을 막기 위해 반려견 쉼터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명절 이후에는 우리의 상식대로 유기되는 동물의 수가 늘어나는지 사실을 확인해보겠습니다.
■ 유기 통계 분석 전 '유실' 가능성 고려
우선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을 살펴봤습니다. 전국의 유기동물의 수를 2017년 설부터 2020년 설까지 기간별로 확인했습니다.
명절에 동물 유기가 늘어난다면 연휴가 끝난 직후 닷새 동안 보호소로 접수되는 유기동물의 수가 늘어날 것이고, 이 수치를 연휴 직전 5일간의 수치와 비교해 늘어났는지를 살펴봤습니다.
다만, 이렇게 집계되는 유기동물의 수에는 주인이 애완동물을 버린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유실'의 사례도 포함될 수 있는 만큼, 동물보호단체 '포인핸드'가 제공하는 통계를 통해 주인에게 되돌아가는 반환 유기동물의 수를 먼저 파악해 경향성을 확인했습니다.
■ 명절 때 사라진 동물은 대부분 '유기'
2017년 설부터 2020년 설까지 연휴를 전후하여 유기동물이주인에게 돌아가는 반환의 수치를 보면,
설을 전후해선
△2017년 142→132마리(-10), △2018년 118→199마리(-81), △2019년 225→196마리(-29), △2020년 193→257마리(+64)로 4개년 중 유일하게 한 해만 설이 지나고 반환되는 유기동물의 수가 늘었습니다.
추석을 전후해선
△2017년 287→269마리(-18), △2018년 256→253마리(-3), △2019년 263→330마리(+67)로 3개년 중 유일하게 한 해만 추석이 지나고 반환되는 유기동물의 수가 늘었습니다.
유기가 아니라 유실이라면 명절 직후 반환의 수치가 증가하겠지만 차이가 없었기에 명절이 지나고 보호소로 들어오는 유기동물은 실제로 유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설과 추석, 전혀 다른 결론
이에 따라 2017년 설부터 2020년 설까지 전국 보호소에 접수된 유기동물의 수를 확인해본 결과,
설을 전후하여
△2017년 959→1,022마리(+63), △2018년 1,044→1,667마리(+623), △2018년 1,727→1,622마리(-105), △2020년 1,600→2,149마리(+549)로 4개년 중 3개년에서 증가세를 확인할 수 있었고, 증가의 평균은 411마리였습니다.
추석을 전후하여
△2017년 2,051→2,183마리(+132), △2018년 2,356→2,249마리(-107), △2018년 2,080→1,741마리(-339)로 3개년 중 2개년에서 감소세를 확인할 수 있었고, 감소의 평균은 223마리였습니다.
이를 통해 설 연휴 뒤에는 유기동물이 증가하고, 추석 연휴 뒤에는 유기동물이 감소한다는 것을 도출해낼 수 있었습니다.
양 연휴의 결과가 전혀 다른 만큼, 월별 집계를 다시 해봤습니다.
■ 명절보다는 날씨가 더 큰 영향
그 결과, 대체로 날씨가 추운 11월부터 2월까지는 유기동물 발생이 줄었다가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는 3월부터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여름 휴가철인 7~8월에 절정세를 보인 뒤 점차 줄어드는
동물구조단체 관계자는 "명절과 같은 어떤 특정 시기의 유기 형태보다는 날씨의 영향에 따라 따뜻하면 유기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추석에는 반려동물 유기가 늘어난다"는 세간의 인식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 노태현 기자 / nth302@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