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밀도 탄소 결함 계면을 통한 아연 덴드라이트 형성 억제 기술 개요도. [사진 제공 = KAIST] |
5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희탁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전세계에서 보고된 수계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 가운데 가장 수명이 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아연 전극의 열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해 이같은 기술을 만들어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기술은 리튬이온전지의 30배에 달하는 높은 충·방전 전류밀도(100 mA/cm2)에서 5000 사이클 이상의 수명 특성을 보인다.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레독스 흐름 전지 중 가장 뛰어난 수명성능이다.
현재 ESS에 가장 많이 쓰이는 기술은 '리튬이온전지'다. 리튬이온전지는 값이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지만 발화로 인한 화재 위험성 때문에 대용량의 전력을 저장하는 ESS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리튬이온전지로 인한 ESS 화재사고 33건 가운데 가동이 중단된 곳은 전체 중 35%에 달한다. 현재까지 집계된 손해액만도 약 7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KAIST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이같은 단점을 극복해 화재 염려가 없다. 배터리 과열 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수계(물) 전해질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양극 및 음극 전해액 내에 활물질을 녹여서 외부 탱크에 저장한 후 펌프를 이용해 전극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수계 전해질 기반 레독스 흐름 전지를 만들었다. 특히 연구팀은 초저가의 브롬화 아연(ZnBr2)을 활물질로 이용하는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를 만들었다. 이는 다른 수계 레독스 흐름 전지에 비해 높은 구동 전압과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기존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 전지가 갖는 짧은 수명이라는 문제도 해결했다. 아연 금속이 충·방전될 때 보이는 불균일한 돌기 형태의 덴드라이트가 그동안 짧은 수명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덴드라이트는 아연 이온이 환원돼 금속 전극 표면에 증착될 때 표면 일부에서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이다. 우선 김 교수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전송 전자 현미경 분석을 통해 덴드라이트 형성의 주요 원인을 규명했다. 이후 데드라이트가 발생하지 않는 특정 탄소결함구조를 찾아 이를 해결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 교수는 "차세대 수계 전지의 수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제시한 게 이번 연구의 성과"라면서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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