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황’ 나훈아가 압도적 존재감으로 추석 연휴 닷새를 휩쓸었다. 각 방송사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추석 특집 프로그램들의 활약도 연휴 첫날부터 나훈아가 일으킨 반향에 고이 묻혔다.
나훈아는 KBS가 지난달 30일 한가위 기획으로 선보인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타이틀의 단독 콘서트로 15년 만에 TV 시청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나훈아는 1000명의 세계 각국에 거주하는 온라인 관객과 언택트 공연을 진행,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명자’,’ 홍시’, ’사랑’, ’무시로’, ’울긴 왜 울어’,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사모’, ’정이 웬수야’, ’18살 순이’, ’갈무리’, ’비나리’, ’잡초’, ’공’, ’청춘을 돌려다오’, ’남자의 인생’ 등 주옥같은 히트곡과 신곡 무대를 선보인 그는 생애 첫 언택트 공연에 대한 낯선 감상을 비롯해 코로나19 시대를 살고 있는 전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방송된 ’나훈아 단독 콘서트’는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29%라는 무시무시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미스터트롯’ 등 트롯 신드롬의 시작이자 절정을 알린 일부 예능 프로그램이 30%대의 시청률을 쓴 것을 제외하면 올해 방송된 TV 프로그램(비드라마) 중 역대급 시청률이라 할 만 한 수치로, 나훈아의 압도적 존재감을 실감케 한 결과다.
’나훈아 단독 콘서트’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3일 스페셜 편성된 ’대한민국 어게인-나훈아 스페셜’ 역시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18.7%를 기록하며 나훈아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신비주의에 이은 잠적설, 뇌경색설 등 각종 루머와 오해를 일거에 불식시킨, 여전히 건재한 ’가황’ 나훈아의 무대였지만 무대만큼이나 뜨거운 반향을 일으킨 건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였다.
나훈아는 생애 첫 언택트 공연을 한 소감에 대해 “저는 오늘 같은 공연을 태어나서 처음 해봅니다. 우리는 지금 별별 꼴을 다보고 있습니다. 제가 진짜 답답한 게 공연을 하면서 눈도 좀 마주치고, ‘오랜마입니더’ 하고 손도 잡아봐야 되는데...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이게 뭐 보여야 말이죠”라고 솔직한 화법으로 말했다.
나훈아는 그러면서 “여러분 정말 우리에게는 영웅들이 있습니다. 이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난리를 칠 때 우리 의사분, 또 간호사 여러분들 그 외에 의료진 여러분들이 우리의 영웅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무대 말미에는 “우리는 힘들다. 많이 지쳐 있다. 역사책을 보든,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 없다. 바로 여러분들이 나라를 지켰다. 유관순,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모두 보통 우리 국민이었다. IMF 때도 나라를 위해서 집에 있는 금붙이 다 꺼내 팔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 1등 국민이다. 긍지를 가져도 된다. 분명히 코로나 이겨낼 수 있다”고 국민들을 위로하고 응원했다.
’나훈아 단독 콘서트’ 및 ’나훈아 스페셜’ 편성으로 KBS는 이번 추석 연휴 특집 프로그램의 압도적 승자가 됐다. 1일 TV조선에서 방송된 ’2020 트롯 어워즈’가 20%를 돌파하긴 했으나 나훈아의 압도적 존재감을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또 3일 MBC에서 방송된 ‘트로트 민족 추석특집’은 10.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파란을 예고했으나 그 외의 추석 특집 프로그램들은 대체로 5% 내외의 성적표를 받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편 나훈아의 발언에 대한 일부 정치인들은 감상평은 갑론을박을 낳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영상 의원총회에서 "추석 전날 가수 나훈아 씨가 우리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줬다"며 "제1야당의 숙제가 분명해졌다. 국민과 손잡고 국민의 힘으로 목숨 걸고 이 나라를 지켜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해수부 피격 사건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 등을 거론하며 정부를 비판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3일 SNS에 “(나훈아는) 착한 국민, 지친 국민, 자꾸 눈물이 나는 국민들께 ‘대한민국의 주인은 여러분’이라고 말한다”면서 “잊고 있었던 국민의 자존심을 일깨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언론이나 권력자는 주인인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가 남긴 대한민국 어게인의 키워드”라고 적었다.
야권의 이와 같은 해석에 대해 여권 인사들은 반발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SNS에 게재한 “나훈아 발언을 오독하지 말라”는 제목의 글에서 “발언의 핵심은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국민이 나라를 지켰다는 것, 즉 민주주의를 말하고 있다”고 적으며 “한국 현대사 100년 동안 살펴보자면 민주주의의 적이 누구인지 분명하다. 나훈아의 발언에 부끄러워해야할 사람들이 고개를 쳐들고 이런 말, 저런 말로 마치 남 얘기하는 걸 보니 이분들은 아
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가수 나훈아씨의 말이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민심인 것처럼 난리”라면서 “감사의 말을 ‘정치’가 아닌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정치인들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놀랍다”고 적으며 야권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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