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에서 이준기, 문채원, 장희진, 서현우의 잊지 못할 순간들을 꼽았다.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극본 유정희, 연출 김철규)이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폭발적인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23일 최종회만을 남겨둔 채 가운데 그동안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던 명장면, 명대사를 짚어봤다.
#이준기(도현수 역), “난 널 사랑해, 지원아” - 11회
도현수(이준기 분)는 어린 시절 연쇄살인마였던 부친과 마을 사람들의 정신적 학대를 받았다. 그 결과 스스로를 감정을 모르는 괴물이라 여겼고, 누나의 살인죄까지 대신 덮어쓴 채 살아왔다. 14년 동안 자신을 속였단 사실을 알고도 끝내 용서하고 곁에 남아준 아내 차지원(문채원 분)의 사랑은 그런 그를 변화시켰다. 어린 아이 같은 울음과 함께 처음으로 억눌려있던 감정을 터트린 날, “난 널 사랑해, 지원아”라는 고백까지 전했다. 조금 서투르지만 한 글자, 한 글자에 담긴 진심은 시청자들마저 찡한 감동으로 물들였다.
#문채원(차지원 역), “너한테는 나밖에 없었구나. 지금 너한테도 나밖에 없겠구나” - 10회
차지원은 사랑하는 남편을 살인사건 용의자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잔인한 비극에 빠졌다. 하지만 그가 얼마나 상처로 얼룩지고 편견에 낙인찍힌 삶을 살아왔을지 알게 됐고, 지금까지 도현수를 믿어준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14년 동안 자신을 속여왔음을 원망하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도현수의 선택에 가슴 아파하는 차지원의 모습은 그녀의 조건 없는 사랑을 가늠케 한 순간이었다.
#장희진(도해수 역), “중요한 건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건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었구나’ 깨닫게 되고, 소중한건 지나고 나면... 많이 아프더라” - 9회
도현수가 괴물이 아니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도해수(장희진 분)는 그의 변화 역시 가장 먼저 알아챘다. 아직 감정을 자각하지 못한 도현수가 차지원을 여전히 ‘필요’에 의한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하자 “아니야.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해준 것. 이는 차지원으로 인해 달라지고 있는 도현수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사실 도해수와 김무진(서현우 분)의 관계에도 적용되는 말이었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며 이별했지만 아직까지도 가슴 한쪽이 욱신거리는 둘의 사이가 실은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임을 암시, 또 다른 애틋한 울림을 안겼다.
#서현우(김무진 역), “우리는 진실을 밝혀야 할 의무가 남아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 의무가 다 끝날 때까지 버티세요” - 15회
김무진은 도해수를 헤친 범인이 백희성(김지훈 분)이란 사실을 알고 아들의 본성을 모른척했던 부모 백만우(손종학 분), 공미자(남기애 분)에게 분노했다. 두려움에 진실을 덮고 살아온 그들의 행동을 꼬집은 것. 그러나 동시에 살인마 도민석(최병모 분)의 지하실에서 본 커다란 자루 속에 피해자가 아닌 고라니가 들어있었다 믿고 살아온 자신의 과거를 직면하게 만들었다. 제 잘못을 깨닫고 후회하면서, 더 이상 자극적인 특종만 쫓는 게 아닌 진실을 알리는 진정한 기자가 된 김무진의 성장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처럼 갖은 위기와 고초 속에서도 사랑을 확인하고 또 앞으로 나아가는 네 주인공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과연
사랑마저 연기한 남자 백희성(도현수)과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 차지원, 외면하고 싶은 진실 앞에 마주 선 두 사람의 고밀도 감성 추적극이 끝맺어질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 최종회는 23일 수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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