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6실점 후 0득점.’ 한화의 2020년 행보는 절망스럽다. 패배는 익숙하다. 이젠 ‘어떻게’ 지는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안 좋은 기록이 수두룩하다.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18경기) 타이기록을 세우더니 팀 최다 실점 2위의 불명예 기록까지 작성했다.
동기부여가 사라진 팀은 ‘생기’를 잃었다. 프로야구선수의 역동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끈함’도 없다. 왜 경기를 뛰는지조차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 2020년 한화이글스는 21세기 최악의 팀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리더’도 없다. 구단이나 코칭스태프나 위기를 타개할 방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두 손 놓고 지켜보며 방관하는 건 아닐 터다. 그러나 하나부터 열까지 제대로 움직이는 게 없다.
2020년 한화는 21세기 들어 ‘최악의 팀’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생겼다. 2019년 롯데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한화는 19일 문학 SK전에서 8이닝 동안 26점을 허용했다. 5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실점했다. 만약 SK가 한 이닝(9회)의 공격 기회가 주어졌다면, 23년 만에 ‘신기록’을 세웠을지 모른다.
대패의 충격은 이어졌다. 20일 대전 kt전에선 타자가 문제였다. 2안타 무득점. 선발 출전한 타자 중 안타를 기록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동네북 신세다. 벌써 월간 10패째(3승). 월간 승률이 3할대를 기록한 적도 없다. 시즌 내내 고구마 타선이다. 외국인 타자를 교체하고 젊은 피를 수혈해도 달라질 건 없다.
20일 현재 86경기 중 1득점 이하 경기가 20번이다. 23.3%에 이른다. 한화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3.45점에 불과하다.
2001년 이후 가장 득점 생산 능력이 떨어지는 팀이다. 이 시기 리그 평균 타율이 가장 낮았던 2006년(0.255)에도 당시 LG는 타율 0.246 경기당 평균 3.46득점을 기록했다.
2020년은 투고타저의 시즌이 아니다. 리그 평균 타율도 0.274다. 한화만 ‘다른 세상’에 있다. 한화의 타율은 0.232로 물방망이 수준이다.
홈런을 45개밖에 치지 못했다. 9위 롯데(66개)와 21개 차다. 그나마 58경기가 남아 2001년 이후 구단 최소 홈런 기록(2013년 47개)을 갈아치울 일은 없다.
그렇다고 마운드가 좋은 편도 아니다. 평균자책점은 5.51로 역시 최하위다. 피홈런도 105개로 유일하게 세 자릿수다. 6일 대전 NC전부터 11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100패는 현실로 다가왔다. 그 이상으로 질 수도 있다. 86경기를 치러 22승(1무 63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셈법으로 15승 추가만 가능하다. 40승도 어렵다는 뜻이다. 10개 구단 최소 승리는 2019년 롯데가 기록한 48승이다. 잔여 경기에서 5할 승률을 기록해야 50승이 가능하지만 한화에 매우 힘든 퀘스트다.
2002년 롯데는 97패(35승 1무)를 했다. 당시 1위 삼성과 승차는 4
2020년 한화는 1위 NC와 승차가 30경기다. 여유를 부리긴 힘들다. 이 행보가 이어지면, 사상 처음으로 1위와 최하위의 승차가 50경기 이상까지 나올 수 있다. 앞일은 모른다. 그렇지만 분명한 건 지금 한화에 ‘밝은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