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배우 권재희(58)와 역사학자인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61)가 부부의 연을 맺는다.
한홍구 교수는 19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결혼 사실을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인정하며 “식도 올리지 않고 그냥 모든 걸 조용히…”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달 28일 모처에서 가족들만 초대해 둘만의 결혼 서약을 한다. 두 사람 모두 재혼이다.
권재희와 한홍구 교수와의 만남은 마흔 네 살의 나이에 형장의 이슬로 억울하게 사라져간 권재희 부친 고(故) 권재혁씨 사건과 인연이 있다.
故권재혁씨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촉망받던 경제학자로, 미국 조지타운 석사학위를 받고 오리건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중 귀국해 육사 및 건국대 등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하지만 일명 남조선해방혁명당 사건의 우두머리로 지목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968년 수감됐고, 이듬해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아 그 해 11월 사형이 집행됐다.
당시 중앙정보부가 권씨 등을 53일간 불법 구금하고 구타 등의 고문으로 사건을 조작한 사실이 훗날 밝혀지기도 했다.
딸 권재희를 비롯한 유족은 권 씨에 대한 재심을 청구 2014년 5월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아 사형 집행 45년 만에 억울한 누명이 벗겨졌다.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끌어내기까지 한홍구 교수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홍구 교수는 신문 기고문을 통해 권씨의 억울한 죽음에 탄식하며 그의 업적을 되새기기도 했다.
미스 롯데 출신인 권재희는 KBS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1980~1990년대 맹활약했다. 개그맨 이하원과 결혼 후 슬하에 아들 하나를 뒀다. 이하원은 지난 2016년 11월 25일 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한홍구 교수는 독립운동가 한기악 선생의 손자이자 출판사 ‘일조각(一潮閣)’ 창업자
서울대 국사학과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항일 독립 투쟁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표적인 진보 성향의 역사학자로 2000년부터 성공회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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