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여아를 잔혹하게 학대해 국민적 공분을 산 35살 계부와 28살 친모의 첫 공판이 다가오면서 재판 주요 쟁점에 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12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피고인들이 사실상 혐의를 인정하는 상태고 증거도 명확해 이에 대한 다툼의 여지는 없다고 전해졌습니다.
대신 훈육 차원이었다고 범행 의도를 비틀어 학대 고의성 여부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계부·친모에 대한 첫 공판은 모레(14일) 창원지법 밀양지원 제107호 법정에서 형사1부(김종수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됩니다.
이들 부부는 올해 1월부터 4개월간 딸 9살 A양을 쇠사슬로 묶거나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을 이용해 발등과 발바닥을 지지는 등 학대를 자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의 범행은 본인들과 A양의 진술, 주거지에서 발견된 증거품 등으로 어느 정도 입증이 된 상태입니다.
정도가 심한 일부 학대 행위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물증 등이 확보된 상태라 혐의 입증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엄격한 증거주의를 따르는 형사재판 성격상 빈틈을 파고들어 어떻게든 죄질을 가볍게 하려는 가능성은 있습니다.
무엇보다 피고인들은 고의에 의한 학대가 아닌 훈육 차원에서 교육하다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일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친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야단칠 때 감정조절을 못 했다"며 "아이에게 정말 미안하고 구속된 남편에게도 미안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습니다.
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계부 측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하지만 아이 훈육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일이라며 양육해야 할 다른 아이들이 있으니 구속은 피하게 해달라는 논리를 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같은 흐름을 살펴보면 계부·친모는 일부 혐의를 인정하며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며 납작 엎드려 선처를 구하되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점을 부각해 형량을 낮추려는 전략인 셈입니다.
또 부모로서 A양의 의붓동생 3명에 대한 양육 책임이 있다는 논리로 계부는 징역형 등 처벌을 받고 친모는 집행유예 등 형태로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행위 자체는 잘못된 것이지만 동기에 대한 설명이나 변명으로 형량을 낮추려고 시도하지 않겠느냐"며 "혐의 자체는 워낙 명확하니 아이에게 신체적 위해를 가하려는 의도는
한 변호사는 "현재 상황에서는 막연하지만, 사회적 공분을 산 만큼 잘못했다며 선처를 구하거나 일부는 인정하되 특정 혐의는 결백하다고 말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팩트'를 인정하면서 훈육 차원이었다고 포장하는 전략으로 감형을 끌어내려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