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넘어 대전·광주 등으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파 속도가 지난 2∼3월 대구·경북지역 유행 당시보다 빠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4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일선의 역학조사관들이 '지난번 대구·경북에서 유행이 발생했을 때보다 코로나19 전파속도가 더 빠르다'는 얘기를 한 것을 들은 바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 일부 변이그룹의 경우 전파력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미국 연구진(듀크대·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원 등)의 연구 결과를 거론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중 GH에 해당하는 유형의 전파력이 6배 정도 높아졌다는 논문이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다만 "많은 사람이 참여한 논문이지만 한 개의 논문인 만큼 좀 더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전자 염기서열 차이로 인한 아미노산의 변화를 기준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S, V, L, G, GH, GR 등 총 6개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권 부본부장에 따르면 이 가운데 GH 유형이 유럽과 미국을 거쳐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5월 초 발생한 이태원 클럽발(發) 유행부터는 이 유형의 바이러스가 대부분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2∼3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와 경북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확진자의 검체 67건에서 V그룹의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 또 올해 초 해외 유입사례와 중국 우한 교민의 검체 24건에서 S그룹의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방역당국은 현재 코로나19가 유행 중인 국내 주요 시도 확진자의 바이러스 검체도 확보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권 부본부장은 "최근 발생한 광주, 대전, 대구 등에서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내주중 분석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그룹의 전파력 세기와 관련해 사견임을 전제로 "유행이 지속할수록 적응을 하면서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올라가는 것은 자연적인 귀결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GH)바이러스의 병독력과 치명률이 올라간 것
그는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정말 교활하고 교묘하다고 하는 것은 이렇게 전파력을 높이면서도 중증도나 치명률을 같이 높이지 않아서 유행을 빠르게 진행시킨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