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부터 10일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늘어났다. 하지만 수출 개선 신호탄으로 보기는 어렵다. 조업일수 증가 효과를 빼면, 일 평균 수출액은 오히려 10%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 컨테이너를 싣고 바다를 가르는 선박. [사진 제공 = iPhoto]
11일 관세청은 6월 1일부터 10일 수출액이 123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기간 수출액은 지난해 6월 1일~10일보다 20.2% 늘어나, 증가폭으로는 올해 2월 1일~10일 전년동기대비 수출액이 69.4% 증가한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수출액이 늘었지만 반길 만한 소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수출액 증가의 대부분이 조업일수 확대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1일부터 10일 기간에는 주말이 많이 포함돼 조업일수(평일)가 6일에 불과했다. 올해 1일~10일에는 평일이 8일이라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이틀(33%) 늘어났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 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17억달러보다 9.8% 줄어든 15억4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주요국 경제 셧다운, 교역 위축이 드러남에 따라 한국 수출은 이미 3개월째 뒷걸음쳤다. 3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0.2%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4월과 5월에는 무려 24.3%, 23.7% 감소했다. 2분기에 수출이 최악의 상황을 마주하리라는 전문가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6월 수출입 집계 초반부터 수출액이 일평균 -10%를 기록하며 좋지 못한 출발을 보인 셈이다.
↑ 지난 4월 평택항에서 수출을 위해 대기 중인 현대·기아차 차량들. 6월 1일~10일 승용차 수출액은 37% 급감했다. [한주형 기자]
품목별로 보면 조업일수 증가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반도체 22.6%, 무선통신기기 35.8%, 의약품 136.7% 등에서 수출액이 늘었다. 다만 조업일수를 감안하면 반도체는 일 평균 수출액이 8% 줄었고, 무선통신기기도 2% 증가에 그쳤다. 조업일수를 감안하지 않고도 석유제품 수출액은 32.8% 줄었는데, 이는 원유 단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 주요국 소비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승용차(-37%)와 자동차 부품(-30.2%) 수출액도 크게 줄었다.
이 기간 수입액은 136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늘었다.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크게 집계됨에 따라 이 기간 무역수지는 1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그 영향으로 연간 누적 무역수지 흑자액은 58억달러까지 줄었다. 지난해 1월부터 6월 10일까지 기록한 누적 무역수지 흑자액 124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송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