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3년 6개월째 수사·재판 받으며 세 번째 영장심사…항소심 집행유예 석방 2년 4개월 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심사를 받았다. 2018년 2월 국정농단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2년 4개월 만이며 지난해 10월 파기환송심 재판에 나온 지 8개월 만에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영장심사는 2016년 12월 국정농단 특별검사 출범 이후 사실상 3년 6개월간 수사를 받는 동안 세 번째다. 2017년 1월과 2월 국정농단 특검 수사로 두 차례 영장심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의 영장심사를 진행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오전 10시 2분 법원 청사에 도착했다. 그는 남색 정장, 연보라색 넥타이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정면을 응시하며 법원으로 향했다. 취재진이 '불법 합병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느냐' 등을 물었지만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뒤를 이은 최 전 실장과 김 전 팀장도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오후 1~2시에는 주문해뒀던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했다. 영장심사 종료 후에는 서울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렸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구속돼 서울구치소에서 1년간 복역한 바 있다.
영장심사 결과는 9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1, 2월에는 10시 30분에 시작된 영장심사가 각각 오후 2시 10분(3시간 40분 소요), 오후 7시(휴정·대기 제외 7시간 30분 소요)에 끝났다. 1차 영장심사 결과는 다음날 새벽 4시 50분(18시간 20분 소요)에, 2차 결과는 새벽 5시 35분(19시간 5분 소요)에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2015년 9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 주가를 고의로 떨어뜨리는 불법이 이뤄졌고 이 부회장이 이를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비율은 1대 0.35였지만, 삼성물산 가치가 하락해 제일모직 최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에게 유리해졌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달 26일과 29일 이 부회장을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검찰 기소가 타당한지 국민 판단을 받아 보고 싶다"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지만, 수사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구속영장 청구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내부 절차조차 스스로 어기는 것 아니냐"는 거센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류영욱 기자 /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