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난다는 것 자체도 끔찍한데, 화물차가 끼어 있다면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겠죠.
일반 자동차 사고에 비해 치사율이 2배나 되는 화물차 사고를 줄이기 위해 디지털운행기록계라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정작 운행 기록을 제출하는 화물차는 20%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무슨 사정인지, 김보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고속도로에 정차한 승용차를 뒤따라오던 거대한 화물차가 갑자기 들이받습니다.
승용차 두 대가 중앙분리대를 넘어 튕겨져나가고, 결국 9중 추돌 사고로 이어져 13명이 다쳤습니다.
이렇듯 화물차 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인데, 여전히 교통 법규를 지키지 않는 화물차들이 많습니다.
고속도로 입구 주변을 가보니 화물차들이 속도를 내며 쌩쌩 달립니다.
서울시내 도로는 제한속도가 최고 60km이지만, 실제로 주행속도를 재보니 제한속도를 넘기는 화물차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 스탠딩 : 김보미 / 기자
- "화물차 교통사고는 사망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3년간 사업용 화물차 교통사고의 경우 전체 교통사고에 비해 치사율이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인터뷰 : 김완수 / 서울 목동
- "위협을 느낄 때도 없지 않죠. 특히 야간 때는 카메라나 거리 속도 제한 있으면 조금 덜 한데 그렇지 않을 땐 (두려움)을 느끼죠."
교통 사고를 막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건 디지털운행기록계입니다.
자동차의 운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저장하는 이 장치를 설치하면 과속과 급감속 등 운전 습관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착은 의무화됐지만 운행기록을 제출하는 것은 시내버스가 아니면 필수가 아니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화물차 약 25만대 중 운행 기록을 제출한 차량은 5만 8천 대로, 10대 중 8대는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정충희 /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 빅데이터 센터장
- "일반 회사들은 제출은 어느 정도 하는데 개인이 하는 화물은 제출이 많이 저조해서…. 수동으로 (제출)하다 보니까 제출이 어려운 부분도 부진한 원인 중 하나라고 파악됩니다."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화물차 사고, 기존에 만들어진 제도라도 제대로 적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김보미입니다. [spring@mbn.co.kr]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