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신용이 낮은 서민들에게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의 개발을 시중은행에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재정건전성 악화를 걱정하는 은행들이 억지로 따라나서고 있어, 제대로 된 상품이 나올 수 있을지 또 상품판매가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수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국내 한 은행이 지난달 선보인 서민 대출 상품입니다.
연소득 2천만 원 이하의 저소득 근로자도 최대 2천만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유정현 / 우리은행 상품개발팀장
- "대출금리는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연 8%에서 13% 수준으로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보다 저렴해 서민층 고객의 금융 비용 부담을 완화하도록 한 상품입니다."
연 30%대의 저축은행이나 40%가 넘는 대부업체 금리의 절반이 되지 않습니다.
신용이 낮아 은행 문턱을 넘지 못했던 서민들에게는 반가운 상품입니다.
▶ 스탠딩 : 박수현 / 기자
- "이처럼 금융감독원은 신용이 낮아 대부업체 등을 통해 고금리로 돈을 빌려야 했던 사람들이 은행에서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은행에 관련 상품을 개발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중 은행들은 저금리 서민대출 상품을 곧 내놓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정부 소유의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시중은행들은 억지로 떠밀려 상품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용이 낮은 사람들에게 대출을 늘렸다가 자칫 은행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A 은행 관계자
- "은행의 입장에서도 건전성 부분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죠. 우리가 상품개발을 할 때 타깃을 어디에 맞춰서 할 것인가. 그런 부분들을 현재 고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품을 팔아야 할 영업점에서도 시큰둥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B 은행 관계자
- "굳이 지금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고위험을 더 늘려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영업점에서도 그렇게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영업점에서도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하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민을 위한 제대로 된 상품이 나올 수 있을지 그리고 은행들이 상품판매에 적극 나설지 벌써 의문입니다.
의도는 좋지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금융당국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 뉴스 박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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