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채 양극화 심화 ◆
↑ 코로나19 여파 이후 국내 기업들이 `돈맥경화`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투자 등급 A급 이상 신용도를 자랑하는 대기업 회사채도 기관투자가들에게 외면을 받으면서 기업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국내 대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는 서울 도심권 전경. [매경DB] |
유진자산운용 관계자는 "지금 A급 회사채 금리가 올라 가격이 괜찮지만 거래가 안 되는 상황이다 보니 현금화하기 어려운 채권을 선뜻 사려는 운용사는 없다"며 "지금처럼 운용사들이 환매 대금을 준비해 둬야 하는 상황에서 유동성이 떨어지는 채권을 매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5~6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무보증 A등급 회사채 규모가 1조4300억원대인데, 차환이 발행되지 않으면 조달 금리가 더 뛰고 신용등급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오는 6월에 9900억원, 7월에 8950억원 등 A등급 회사채 만기 도래가 예정돼 있어 이달에도 계속 수요예측 단계에서 제동이 걸리면 기업 자금 부담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2013년 동양과 STX 부실 이후 시작된 회사채 시장의 우량물(AA등급 이상)과 비우량물(A등급 이하)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기관투자가들이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하면서 비우량물 금리 메리트는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일례로 4월 중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선 A등급 기업은 대부분 가산금리를 70bp 제시해 겨우 소화했지만 지난 29일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AA+등급인 현대차는 가산금리를 불과 2~3bp 제시했다. 그럼에도 발행 예정 물량 대비 5배에 가까운 1조4100억원이나 몰리며 큰 흥행을 이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이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다시 더 우량한 채권인 은행채 등에 투자하면 회사채 신용등급 간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의 이자비용 증가로 오히려 순이익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A등급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는 AA-급 회사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다. AA-급 회사채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2012년 남유럽발 재정위기 이후 최고치인 91bp(지난 28일 기준)까지 벌어졌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은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