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외신 등에 따르면 H2O의 대표 펀드인 멀티본즈와 알레그로펀드는 지난달 하순 대비 펀드 수익률이 50%나 하락했다. H2O펀드가 글로벌 증시 하락폭보다 더 큰 손실을 본 이유는 이 펀드가 채권과 통화를 투자자산으로 롱숏 전략을 취하는 펀드이기 때문이다.
H2O는 미국 국채와 독일 국채에 숏포지션을 취하고 이탈리아 국채에 롱포지션을 취했는데 시장 방향은 전혀 반대로 움직이면서 손실을 키운 것이다.
미국 국채금리는 이미 역사적 최저치를 찍은 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로금리 선언에 따라 추가 하락할 예정이라 최근 채권값이 크게 치솟았다. 반면 이탈리아 국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명을 넘어가면서 국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가치가 하락했다.
문제는 지난해 H2O펀드를 담은 국내 재간접 펀드들이 규모를 크게 불렸다는 것이다.
신한BNPPH2O글로벌펀드는 헤지형·언헤지형·달러형을 다 합하면 설정액이 8000억원 규모다. 신한BNPPH2O글로벌펀드 헤지형은 지난해 판매액이 급증해 더 이상 투자자를 받지 않고 소프트클로징되기도 했다.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펀드 역시 설정액이 5000억원인데 펀드자산의 14%가량이 H2O펀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펀드는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9.7% 하락했으며, 신한BNPPH2O글로벌펀드(헤지형)는 6.9% 하락했다.
H2O는 지난주 목요일에도 알레그로펀드가 25%가량 손실을 볼 정도로 큰 손실을 봤는데 아직 국내 재간접 펀드에는 반영되지 않은 만큼 추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BNPPH2O글로벌펀드가 담은 멀티애그리게이트펀드는 연 7~12% 변동성을 내세운 알레그로펀드에 비해 연 3~6% 수준의 적은 변동성을 추구하긴 하지만 투자 전략이 기본적으로 채권과 통화에 대한 롱숏 전략인 만큼 최근 장에서 수익률이 반등하긴 어렵다.
신한BNPP자산운용 관계자는 "H2O의 전략적 전망에는 변함이 없으며 오랫동안 고수해온 전략적 포지션 또한 유지할 예정"이라며 "채권 발행 물량 과다에 따른 공급 과다로 금리 상승 압력이 있을 것으로 보며 지금 금리 수준은 향후 비관적 시나리오를 모두 반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H2O펀드뿐만 아니라 31조원 규모 해외 재간접 펀드의 리스크는 계속 불거지고 있다. 해외 재간접 펀드는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펀드를 하나 또는 복수로 들여와 만든다. 그동안 해외의 우수 펀드를 국내 투자자에게 소개하면서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었지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 재간접 펀드에 대한 리스크가 드러나고 있다. 기본적으로 해외 재간접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문제는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위험에 노출되는 정도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 작년 같은 상승장에서는 큰 문제가 안 됐지만 최근 같은 급락장에서는 취약해지는 구조인 것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