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이스터섬의 명물 모아이 석상이 트럭에 부딪혀 부서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역 원주민들은 석상 주변에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등 모아이 보호를 위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오늘(5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칠레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남태평양에 있는 이스터섬에서 소형 트럭 한 대가 모아이 석상을 들이받았습니다.
석상은 쓰러졌고, 석상 받침대도 파손됐습니다.
이스터섬 주민인 남성 운전자는 문화재 훼손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체내에서 알코올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칠레 언론 비오비오칠레는 전했습니다.
칠레 본토에서 3천500㎞가량 떨어진 이스터섬의 모아이 상은 사람 얼굴을 한 거대한 석상으로, 18세기 유럽 탐험가들이 섬을 발견하면서 처음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이스터섬 전체에 1천 개가량 있는데 누가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 아직도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스터섬 원주민들에게는 조상의 영혼을 지닌 신성한 존재로 여겨집니다.
모아이 석상을 관리하는 마우 에누아 원주민 커뮤니티 대표 카밀로 라푸는 비오비오칠레에 "헤아릴 수도 없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모아이상은 라파누이(원주민들이 부르는 이스터섬 명칭) 사람들에게 종교적 가치를 지닌 신성한 조각"이라며 "이러한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할 뿐 아니라 역사적 유산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이 사고가 단순 사고가 아닌 고의일 수도 있다고까지 언급했습니다.
이 지역 시장인 페드로 에드문드스는 브레이크 고장으로 인한 사고로 보인다면서도, 모아이 석상 주
에드문드스 시장은 이스터섬 인구가 2012년 8천 명에서 1만2천 명으로 늘고, 월평균 관광객도 1만2천 명에 달해 문화재 관리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호소했습니다.
카밀로 라푸 대표도 당국을 향해 "원주민들의 역사·문화 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법을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