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문재인 하야하라" 글 파문…곧 삭제

현직 부장판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하는 글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김동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25기)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수호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므로, 대통령으로서의 직을 하야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2014년 9월 법원 내부 게시판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심 판결을 두고 "지록위마(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 판결"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여러 차례 문제성 글을 공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 부장판사는 "'조국(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하여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마음의 빚' 운운하면서 조국 전 교수가 '어둠의 권력'을 계속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방조하는 행위가 대한민국 정체성에 얼마나 큰 해악이 되는지 한 번쯤이라도 생각해 봤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 "검찰개혁 관련 법안이 통과하기까지 장관으로서 기여가 굉장히 크다. 유무죄 결과와 무관하게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언급했다.
김 부장판사는 또 "문 대통령 스스로 모르는 가운데 그러한 언행('마음의 빚' 발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국정수반으로서는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 스스로 그러한 비헌법적 상황을 알면서도 그런 언행을 했더라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통령 자신이 대한민국의 국민들 앞에 '조국 민정수석'이라는 한 개인을 놓아둔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것은 스스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기를 포기한 것에 다름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판사는 문 전 대통령이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했다. 그는 "각계각층의 여러 가지 비판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자신의 위 발언을 철회하거나 사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조국 전 교수는 여전히 '어둠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바지사장으로 앞세운 조국 전 교수와 그로 인한 친위대인 '문빠'라는 집단은 진중권 전 교수를 공격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문 대통령을 '바지사장'에 비유하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대한민국이 더 이상 헤어날 수 없는 늪으로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글을 마쳤다. 그는 자신의 글에 대해 파문이 확산되자 이날 오후 해당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삭제했다.
[박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