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글로벌 자금 동향을 주간 단위로 파악하는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와 하나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 주간 신흥국 주식펀드에서 18억1000만달러(약 2조1400억원)가 유출됐다. 작년 10월 말 이후 13주 연속 순유입 행진을 이어오던 신흥국 주식펀드가 지난달 말(23~29일) 7억달러 순유출로 돌아선 뒤 유출폭이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신흥국 내에서도 중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 아시아에서 빠져나간 규모가 압도적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신흥 아시아 주식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25억9000만달러(약 3조748억원)에 달했다. 남미와 유럽·중동·아프리카 주식에서도 골고루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대체로 규모는 1억달러 수준으로 미미하다. 결국 중국·한국·대만 등 아시아 신흥국 주식에 대한 노출도를 적극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의미다.
신흥국 주식펀드가 2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한 가운데 신흥국 채권에서도 약화된 투심이 포착됐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 사이 신흥국 채권펀드에서도 8000만달러(약 949억원)가 빠져나갔다. 7주 연속 순유입 기록을 깨고 순유출로 돌아섰다. 순유입 규모는 지난달 초부터 매주 줄어들며 위험자산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해오다 결국 마이너스를 찍었다.
반면 북미 등 선진국 펀드는 주식과 채권 양방향에서 안정적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선진국 주식펀드와 채권펀드로는 같은 기간 각각 161억1700만달러, 161억2700만달러가 들어왔다. 선진국 주식펀드 유입액은 전주 대비 3배 넘게 늘었고, 선진국 채권펀드 투자금도 올 들어 대체로 증가세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전통 자산을 리스크에 취약한 순서대로 줄세우면 신흥국 주식이 가장 앞에 있고, 그다음이 신흥국 채권"이라며 "신흥국 주식에 이어 채권에서도 유입 속도가 둔화했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추이를 더 살펴야겠지만 현재 바이러스 확산으로 나타난 달러 강세가 신흥국 자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전균 삼성증권 이사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을 중심으로 밸류체인이 비교적 밀집하게 엮여 있는 신흥 아시아권 지역의 경기 및 통화가 가장 취약하기 때문에 이를 의식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는 작년 워낙에 많이 빠져 일단 올해 들어선 근근이 버티고 있으나 향후를 장담하긴 어렵다. 한국 증시는 이번 신종 코로나가 펀더멘털상의 큰 타격을 주지 않는 반도체주가 이끌고 있는 만큼, 크게 무너졌다가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많아 이들이
10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속에 전날보다 0.4% 내린 2201.07로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2180.51까지 떨어졌으나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4관왕 수상 소식에 관련주들이 반등하고, 개인 매수가 거세지면서 2200선을 회복했다.
[박인혜 기자 /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