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성범 기자
줄다리기 협상 때문에 스프링캠프까지 떠나지 않은 이학주(30·삼성)가 백기를 들었다. 구단이 제시한 금액을 받아들였다. 충격적이다. 구단 역대 신인상 수상자들을 뛰어넘는 대우였다. 이학주가 그렇게 ‘대단한 시즌’을 치렀는지는 의문이다.
삼성 구단은 3일 이학주가 2700만원에서 6300만원이 오른 9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고 전했다. 이학주가 바랐던 억대 연봉은 무산됐다. 하지만 구단 역대 2년차 최고 인상 폭이다.
역대 삼성 신인상 수상자의 인상 속도를 추월했다. 구자욱(5300만원), 오승환(4500만원), 최형우(5000만원), 배영섭(4400만원)도 신인상 수상 후 연봉이 크게 올랐으나 이학주에 미치지 못한다.
↑ 이학주가 6300만원이 인상된 9000만원에 연봉 협상을 마쳤다. 인상액 6300만원은 삼성의 역대 신인상 수상자를 뛰어넘는 액수다. 사진=MK스포츠DB |
해외 생활을 청산한 이학주는 2019년 KBO리그 118경기에 나가 타율 0.262 7홈런 36타점 15도루를 기록했다. KBO리그 첫 시즌에 성공적인 연착륙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눈에 띄게 뛰어나다곤 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실책 19개로 불안한 수비를 노출하기도 했다. 이학주보다 실책이 많은 선수는 김성현(26개·SK), 1명뿐이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냉정하게 부족했던 첫 시즌이다.
그러나 삼성은 9000만원을 안겼다. 협상이 왜 지지부진했을까 싶을 정도로 섭섭지 않은 금액이다. 삼성 신인상 수상자들의 성적은 결코 이학주에 뒤지지 않았다. 2015년 116경기 타율 0.349 11홈런 57타점 17도루를 기록한 구자욱은 2700만원에서 5300만원 인상된 8000만원에 2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오승환은 2005년 61경기 99이닝 10승 1패 11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 최형우(KIA)는 2008년 타율 0.276 19홈런 81타점, 배영섭은 2011년 99경기 타율 0.294 2홈런 24타점 33도루로 신인상을 수상하고도 이학주만큼 받지 못했다.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오승환, 최형우, 배영섭의 사례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 지난해 신인상을 다퉜던 선수들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신인상을 받은 정우영(LG)은 2700만원에
이학주는 해외파 출신으로 신인상 대상이 아니다. 자격이 주어졌다고 해서 딱히 그들보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도 아니었다. mungbean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