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넘겨받은 상원이 현지시간으로 오늘(16일) 탄핵심판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상원은 탄핵 심리를 크게 심리 방식 논의 → 당사자 주장 청취 후 질의응답 → 증언 청취 → 배심원 숙의 → 투표 → 폐회 연설 순으로 진행합니다.
그러나 각 단계마다 투표를 통해 구체적인 방식을 결정할 수 있고, 증언 청취는 표결로 채택되지 못할 경우 절차 자체가 생략될 수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와 CNN방송에 따르면 우선 상원의 심리 절차는 하원이 탄핵소추안 이관 투표를 통과시킨 후 '검사' 역할을 담당할 탄핵소추위원단이 의사당을 가로질러 걸어간 뒤 이를 상원에 제출함으로써 시작됩니다.
이후 탄핵심판의 재판장 역할을 하는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과 '배심원'인 100명의 상원 의원이 공정한 재판을 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같은 날 소추위원단이 탄핵소추안을 낭독하는데, 이날은 이 단계까지 마쳤습니다.
상원이 오는 21일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갑니다. 그전까지는 심리 방식을 논의합니다. 사건 당사자인 소추위원단과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의 증인 신청이나 심리자료 제출도 가능합니다.
199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 심리는 이 과정을 6일간 계속했지만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 절차를 며칠만 진행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친 상태입니다.
21일 소추위원단이 참석한 가운데 재판이 열리면 그동안 진행한 논의를 토대로 투표로 심리 절차를 결정합니다. 과반 찬성이 필요해 이탈표만 없다면 100석 중 53석을 확보한 공화당의 의견대로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소추위원단과 변호인단이 각자 주장을 펼칠 시간을 얼마나 확보할지도 정해지는데, 클린턴 탄핵 심판 때는 양측이 각각 24시간을 얻어 이 과정만 며칠간 진행했습니다.
배심원인 상원 의원들은 심리 때마다 출석 계획을 세워야 하고 휴대전화와 전자기기를 반입할 수 없습니다. 일단 회의장에 들어서면 조용히 앉아서 양측의 주장을 들어야 하며, 잡담을 해서도 안 되고 심리와 무관한 자료를 읽어서도 안 됩니다.
로버트 대법원장이 입장하거나 퇴장할 때 모두 기립해야 합니다.
양측의 논거 제시가 끝나면 상원 의원에게 질문 기회가 주어지지만 미리 정해진 시간 내 서면으로 가능합니다. 질문지를 건네받은 재판장인 로버츠 대법원장이 이를 낭독하면 양측 당사자가 답변합니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상원은 심리를 끝낼지, 아니면 증인을 부르고 새로운 증거를 수집할지 투표로 결정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핵심 증언을 할 가능성이 큰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증인으로 소환할지도 이때 정해진다.
투표 결과가 심리 종료로 나오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여부에 대한 최종 투표로 들어가지만, 증언 청취로 결론 나면 심리는 이어집니다.
증인 소환에 합의될 경우 이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그때 상황을 봐야 합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양당에서 의원 1명씩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증언을 먼저 듣는 절차를 며칠간 진행했습니다.
이후 다시 심리를 시작하는데, 증언을 생중계로 들을지, 녹화된 증언을 들을지를 놓고도 투표가 필요합니다.
만약 투표가 50 대 50으로 결론 난다면 로버츠 대법원장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증언 청취까지 마무리되면 소추위원단과 변호인단은 재판의 최후진술처럼 마지막 주장을 펼칠 기회를 갖습니다.
이후 배심원인 의원들은 평의 절차에 들어갑니다. 의원 개개인에게 발언 기회가 주어질 경우 며칠이 걸릴 수 있고, 투표로 평의 공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 때는 의원 일인당 15분씩의 발언 시간을 부여받았습니다.
이 절차가 끝나면 상원은 드디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찬반 투표를 합니다.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등 두 가지 혐의를 적용했기 때문에 두 번의 투표가 필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혐의라도 의결정족수를 넘어서면 탄핵됩니다. 상원에선 3분의 2 찬성이 필요해 10
투표까지 끝나면 폐회 연설을 끝으로 탄핵심판은 종료됩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심리를 진행한 윌리엄 렌퀴스트 당시 연방대법원장이 회의를 100시간 이상 주재한 이에게 주는 '황금 의사봉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