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와 11승 8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한 선수가 있다면, 어떤 선수가 더 인기가 있을까? 현재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에서는 후자의 시장이 더 뜨겁다.
4일(한국시간) '디 어슬레틱'을 비롯한 현지 언론은 FA 우완 잭 윌러(29)에 대한 소식을 앞다투어 전했다. 제시받은 계약 규모가 이미 5년 1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비롯한 복수의 구단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에 대한 루머가 상대적으로 잠잠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윌러는 '젊은 나이(29세)'에 '좋은 구위'를 갖춘 잠재력이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굳이 FA 선발 투수들을 줄세우자면 게릿 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그 다음이 윌러다. 지금 분위기만 보면 그렇다.
↑ 윌러는 현재 5년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FPBBNews = News1 |
두 선수는 부상 경력도 화려하다. 나란히 팔 관련 부상으로 2년을 날렸다. 시기도 똑같다. 윌러는 토미 존 수술 이후 2015, 2016년을 쉬었다. 류현진도 어깨 부상으로 같은 기간 1경기 등판에 그쳤다. 윌러는 2017년에도 17경기 등판에 그쳤다. 류현진은 2018년 사타구니 근육 부상으로 3개월을 날렸다.
그럼에도 대접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소화 이닝에서 차이가 있다. 둘의 메이저리그 소화 이닝은 비슷하다 윌러가 749 1/3이닝을 던졌고, 류현진은 740 1/3이닝을 던졌다. 그러나 그 앞을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윌러는 마이너리그에서 총 397 1/3이닝을 던졌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1269이닝을 던졌다. 비교할 수 없는 차이다.
단순히 나이 세 살 차이로 만들어진 차이는 아니다. 윌러가 마이너리그에서 성장하고 있을 때 류현진은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윌러는 앞으로 게릿 콜처럼 던질 잠재력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받는다. 류현진을 평가할 때 '잠재력'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 류현진의 FA 시장은 아직 조용하다. 그러나 그도 결국은 보상받을 것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
류현진은 구속이 아닌 제구와 구위로 승부하는 선수다. 강한 타구 허용 비율이 88퍼센타일, 타구 허용 속도는 96퍼센타일이다. 2019시즌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90이었다. 이 체인지업은 우타자, 좌타자 가리지 않고 위력을 발휘했다. 둘 다 위력적인 투수지만, 보통 FA 시장에서는 전자의 경우가 후자보다 인기가 많다. 지난해 네이
이런 요소들이 종합된 결과, 소위 류현진보다 못하다는 윌러는 지금 시장에서 더 좋은 대접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직 오프시즌은 많이 남았고, 류현진도 결국은 보상을 받을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