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방금 전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만났어요.”
정찬헌(30) 얘기가 나오자 정근우(37)는 개구쟁이처럼 웃었다. 정근우는 이제 5년 전 악연이 있던 정찬헌과 LG트윈스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한솥밥을 먹게 됐다.
지난 20일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LG에 지명돼 한화 이글스에서 팀을 옮기게 된 정근우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LG맨으로 첫 공식적인 자리였다.
↑ 유광점퍼를 입은 LG맨 정근우가 손으로 하트를 그리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정근우는 “제 첫 잠실 경기가 고려대 1학년때 연세대와의 정기전이었다. 당시 엄청 넓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뛰게 돼 설레고 기대가 된다. 서울에서 야구를 하게 돼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프로생활을 오래 해 LG에도 친한 선수들이 많다. 특히 고려대 선후배인 박용택(40)과 김용의(34) 얘기가 나왔다. 박용택은 정근우 대학 3년 선배고, 김용의는 대학 3년 후배다. 김용의가 대학시절 정근우에게 괴롭힘을 당한 증언을 했다는 말에 정근우는 “내가 4학년이고, (용의가) 1학년이라 그런 관계는 아니었다”며 팩트 정정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용의가 이전부터 ‘형하고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렇게 이뤄졌다”며 껄껄 웃었다. 정근우는 “(박)용택이형도 ‘너랑 야구를 해보네’라고 환영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용의하고는 정리해야 할 게 있다. 바로 등번호다. 정근우는 SK시절부터 줄곧 8번을 달아왔다. 공교롭게도 LG에선 김용의가 8번을 쓰고 있다. 정근우는 “용의가 번호를 쓴다고 하면 양보하겠다라는 의사를 조심스럽게 내비치더라. 그래서 ‘난 프로와서 8번만 달았다’라고 하니 웃더라. 양보하겠다는 의미 아니겠나”며 슬쩍 웃었다. 그는 “8번이 오뚝이 상징 아니냐. 오뚝이 같은 근성으로 야구를 했다”고 8번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정근우와 악연인 선수도 언급됐다. 우완 정찬헌이다. 지난 2014년 4월 대전구장에서 열린 LG-한화전에서 정근우가 6회말
이에 대해 정근우는 “안 그래도 웨이트 훈련장에서 만났다. ‘반갑다. 잘 지냈냐’고 했다. 간단하게 인사만 나눴다. 웃으면서 잘 반겨주더라”고 개구쟁이처럼 웃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