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진코웨이 본입찰을 2주 앞둔 지난달 말 인수 후보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예비입찰을 통해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 4곳이 이미 정리된 상황에서 제5의 후보, 다크호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는 이달 초 예정에 없던 경영진 프레젠테이션(MP) 일정을 잡고 다크호스 후보자에게 비공개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새로운 다크호스 등장 소식에 "대체 어디냐"고 묻자 매각 측은 "비밀유지협정을 세게 맺어서 밝힐 수 없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깜짝 후보' 넷마블이 결국 웅진코웨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새 주인이 되기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매각 측이 공들여 영입한 다크호스답게 1조8000억원이 넘는 인수가를 써내며 매각 측이 원하는 가격에 거래가 성사됐다. 웅진코웨이 매각 측인 웅진그룹과 넷마블은 상세 실사와 더불어 가격 조건 등 거래 조건을 협의한 뒤 연내 거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본입찰에 다크호스로 참여한 모바일 게임사 넷마블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수개월간 입찰을 준비했던 기존 후보자와는 달리 넷마블은 방준혁 회장의 결단 아래 지난 9월부터 검토를 시작해 약 한 달 만에 '트로피에셋' 인수에 다가선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초 가장 적극적인 의향을 보인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이 본입찰을 포기하고, SK네트웍스마저 대량 부채 발생을 우려해 마음을 접으면서 매각이 무산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었다"며 "다만 웅진이나 매각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은 다크호스로 뛰어든 넷마블의 인수 의지를 본 뒤 적정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었을 뿐 큰 걱정이 사라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당초 SK네트웍스가 자산유동화를 통해 1조원대 자금을 유동화시키면서 인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보유하고 있던 주유소 수백 곳을 매각하거나 사실상 담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SK네트웍스는 SK홀딩스와 최종 논의 끝에 기존 300%가 넘는 부채비율이 더 악화될 것을 우려해 최종적으로 입찰을 단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SK는 부채 문제, 칼라일은 25%에 불과한 적은 지분과 다소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내심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한 차례 무산 이후 가격을 떨어뜨린 뒤 일종의 수의계약을 바라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른 인수 후보들의 이 같은 바람과 달리 넷마블은 경쟁력 있는 가격을 써내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넷마블 관계자는 "아직 관련 통보를 받지 못했지만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 복안은 충분히 서 있다"며 "다른 투자자에게 손을 벌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 말 기준 자기자본이 4조7062억원에 달한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1조7201억원에 달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웅진코웨이 인수 자금 조달 능력을
특히 넷마블 2대 주주인 CJ그룹은 앞서 2017년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코웨이 인수를 추진하는 등 렌탈 사업에 관심을 기울인 바 있다. 넷마블이 신사업에 진출함과 동시에 CJ그룹 역시 렌탈 사업에 간접적으로 교두보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한우람 기자 /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