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출시를 앞둔 고금리 대출 대안 상품인 '햇살론17(세븐틴)'의 이자율(금리)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 지적이 나온다. 국민행복기금 여유 재원을 활용하는 만큼 자금을 조달하는데 따른 비용이 사실상 '제로'인데 이를 감안하면 이자율을 더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2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햇살론17의 이자율 수준이 논란이다. 햇살론17의 이자율은 저축은행 사잇돌대출(중금리대출) 평균 이자율인 연 17.3%보다 높고 대부업 신용대출 평균인 연 21.7%보다 낮은 연 17.9%로 결정됐다. 금융당국은 "저신용자 대상 대출인 만큼 취급에 따른 비용과 특히 연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점이 이자율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저신용자 리스크가 이자율에 상당 부분 녹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이자율이 높다는 지적이다. 햇살론17의 재원의 원천이 국민행복기금인 만큼 조달비용이 없는데 연 17%대 이자율은 대부업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대형 대부업체 대표는 "대부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현재 자금조달 비용을 이자율로 환산하면 연 5% 중반에서 6% 후반 정도 수준이고 대손율(전체 빌려준 돈에서 받지 못한 돈의 비율)은 10%에서 15%정도 된다"고 밝혔다. 자금조달 비용이 발생하는 대부업 신용대출 평균 이자율이 21.7%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햇살론17과 대부업체의 이자율이 같은 셈이다. 또 다른 대형사 대표도 "리드코프를 포함한 중견 수준의 대부업체는 연 6%대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햇살론17 취급에 따른 비용을 이자율로 환산하면 연 2%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나머지를 금융당국이 대손율로 판단해 이자율에 담은 것은 역설적으로 그간 2금융권에서 주장한 대손율 수준을 인정한 셈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어서 논란이다. 그간 금융당국은 2금융권의 이자율이 지나치게 높다며 인하를 압박해 왔는데 햇살론17의 이자율 수준을 보면 역으로 업계의 주장이 맞다는 점을 인정해준 꼴이다.
한편 햇살론17은 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이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인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상환능력이 있어야 대출이 가능한 셈이다. 대출 한도는 기본 700만원이지만 병원비 등 급한 돈이 필요할 경우 최대 1400만원까지 가능하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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