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연말이면 새 달력과 연하장을 찍어내느라 특수를 누렸던 서울 충무로 일대의 인쇄업체들이 일손을 놓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 여파로 예년에 비해 주문이 뚝 끊긴 탓인데, 올겨울 불황의 한파를 가장 먼저 느끼고 있습니다.
이기종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중소 인쇄업체들이 모여 있는 서울 중구 충무로의 인쇄 골목입니다.
평소 같으면 새해 달력과 연하장 주문이 밀려들어 한 해 중 가장 바쁜 시기.
하지만, 공장과 사무실 임대를 알리는 전단이 곳곳에 붙어 있고, 인쇄기를 놀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15년째 인쇄 골목을 지킨 최호원 씨는 올해는 연말특수를 느낄 수가 없습니다.
▶ 인터뷰 : 최호원 / 00 카드 인쇄업체
- "사람들이 먹고살기가 편해야지 인사도 하고 카드도 보내는데 지금 살기가 어렵다 보니 아직 문의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연하장이 이메일로 대체되고 기업은 홍보비를 줄이고, 게다가 건설경기 위축으로 홍보전단 수요도 줄었습니다.
▶ 인터뷰 : 김경식 / 00 광고 인쇄업체
- "계속 매년 주문량이 줄어드는 상황이고, 저희도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 남들이 안 하는 것, 똑같은 것은 나한테 와서 굳이 할 필요가 없으니까…"
이렇게 다양한 제품으로 불황을 이겨내는 때도 있지만, 기계를 놀리며 한숨짓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나흘 만에 들어온 주문을 맞추느라 인쇄기계를 돌린 최경수 씨는 연말이면 정신없이 바빴던 예전이 그립습니다.
▶ 인터뷰 : 최경수 / 00 인쇄업체
- "원래는 이 골목이 사람이 비집고 다니다시피 했는데요. 사람이 못 다니다시피 했었어요."
하지만, 원자재 값 상승에 불황이 계속되면서 언제까지 버틸
▶ 인터뷰 : 고병원 / 00 인쇄업체
- "이제 손을 들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보세요, 기계가 있는데 한 대도 안 돌아가고 있잖아요."
경기에 예민한 인쇄업체들이 어느 때보다도 추운 겨울을 맞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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