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해외금리 파생상품 사태, 오늘 저희가 만난 투자자들은 은행이 자신들의 투자 성향을 임의로 바꾸는 등 무리하게 상품을 팔았다고 주장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팔아놓고 사후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처음 연락을 받은 건 손해율 90%를 기록한 뒤였습니다.
엄해림 기자입니다.
【 기자 】
우리은행의 한 지점에 성난 투자자들이 몰려왔습니다.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투자를 여러차례 강조했는데 이렇게 위험한 상품을 추천했다는 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 인터뷰 : 윤 모 씨 / 우리은행 DLF 투자자 가족
- "아파트를 처분하고서 은행에 안전하게 맡겨놓으려고 상담을 받은 거거든요."
해외금리 파생상품은 공격투자형인 투자자에게만 권유할 수 있는 초고위험 상품으로 투자자 성향 분석에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걸로 나온다면 원칙적으론 가입 자체가 안 됩니다.
그런데 여러 명의 투자자 성향 분석표에 한 명이 작성한 듯 비슷한 필체가 적혀 있습니다.
▶ 인터뷰 : 윤 모 씨 / 우리은행 DLF 투자자 가족
- "여기 서명 해야 될 부분만 동그라미를 쳤고, 체크는 직접 안 하셨어요."
고령 투자자의 가족에게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고 은행 측이 임의로 표시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 인터뷰 : 우리은행 관계자
- "제 도장으로 확인되신 분은 직접 뵙지 못하고 (제가 표시했어요.)"
가입 이후엔 연락 한 통 없다가 손실율이 90%에 달한 이달 들어서야 처음 연락이 와 투자자들의 충격은 더 컸습니다.
이들은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판매에만 혈안이 된 은행에 대해 배신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해림입니다. [umji@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