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블록버스터 ‘엑시트’(이상근 감독) 그리고 퇴마 액션 히어로물 ‘사자’가 디즈니의 철벽을 깨부쉈다. 박스오피스 석권에 성공, 다음 목표는 손익분기점 돌파다. 개봉 첫 주말 관객들이 대거 몰리는 만큼 이들의 평가와 입소문의 힘이 향후 질주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출발이 좋은 ‘엑시트’는 개봉 3일 차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역대 1000만 돌파 영화인 ’극한직업’(19, 이병헌 감독) ’신과함께-죄와 벌’(17, 김용화 감독) ’베테랑’(15, 류승완 감독) ’도둑들’(12, 최동훈 감독) ’암살’(15, 최동훈 감독)과 동일한 속도로 100만 돌파에 성공, ‘사자’를 약 2배 차이로 따돌리며 쾌속 질주 중이다.
영화는 청년 백수와 대학동아리 후배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다. 조정석, 윤아, 고두심, 박인환, 김지영 등이 가세했고 이상근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는 소소한 유머와 일상적 캐릭터의 향연으로 친숙하고도 신선한 매력을 가득 품고 있지만, 이로 인해 재난물 특유의 긴장감은 다소 떨어진다. 산악동아리 출신 동아리 남녀 선후배가 유독가스가 퍼져 아수라장이 된 도심을 탈출하는 과정을 그리는데 매력적인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는 물량 공세에도 불구하고 다소 뒷심이 부족하기도.
사람들이 쓰러지고 죽어가는 상황에서 두 주인공의 끝없는 웃픈 상황의 연속과 이들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다소 뜬금없는 에피소드들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긴장감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위기의 연속이지만 결말로 갈수록 스릴감은 힘에 부친다. 그럼에도 조정석 윤아를 비롯한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과 케미가 영화의 단점을 상당 부분 커버한다.
관람객들은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어요” “배우들 연기 짱” “역시 조정석” “공감도 가고 많이 웃고 갑니다” 등 배우들의 연기력과 코믹에 대한 만족도를 표하는 한편, “지극히 가벼운 영화” “기대했던 재난물의 긴장감은 없더라.” “소소한 재미가 매력적이지만 솔직히 좀 유치했음” 등의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영화는 격투기 챔피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액션과 히어로물 성격을 강화하는 한편, 퇴마물의 정통미는 축소하고 공포 지수도 한껏 낮췄다.
CG의 대향연이 펼쳐지는 안성기·박서준 주연의 오컬트 히어로물 ‘사자’(김주환 감독)는 귀신을 쫓는 엑소시즘을 다룬 영화로 기존의 그 어떤 퇴마물보다 한껏 화려한 볼거리로 승부수를 던졌다.
소재는 물론 선과 악을 구현해내는 방식이나 다소 산만한 전개, 각종 기술을 접목시켜 탄생한 현란한 미장센에도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공포 지수가 너무 낮아 공포 마니아에겐 특히나 실망감을 안길 수도 있다. 오히려 만화적 색채가 강해 히어로 물을 좋아하는 1020 젊은 층에게 보다 적합한 장르물.
관객들의 평은 예상대로 ‘엑시트’에 비해 더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렸다. “박서준 정말 멋지다” “볼거리가 많아서 좋았다” “박서준 안성기 호흡이 좋더라” 등 배우들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반면 “시작만 좋았다. 갈수록 보기 힘들더라” “오글거리고 유치했다” “이 좋은 배우들을 가지고 왜” “이야
개봉 전부터 치열한 홍보전을 펼쳤던 두 대작의 질주가 본격화 된 가운데 과연 진정한 승자는 누가 될지, 한국 영화의 움찔했던 기는 다시금 살아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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