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걷다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바로, 머리 위를 뒤덮은 전선들 때문인데요.
도심의 미관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노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도심의 한 대학가입니다.
트럭에서 작업 중인 남성의 바로 위로 뒤엉켜 있는 전선들이 한눈에도 위험해 보입니다.
30cm 이상의 거리를 둬야 하는 통신선 뭉치들이 거의 겹쳐 있고, 그 무게 때문에 축 늘어져 건물 2층 높이보다도 낮게 내려와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종복 / 서울 창천동
- "보시다시피 계속 (전선들이) 늘어져 있으니까, 소방차들이 다닐 때에도 저기 걸리고 그러니깐 불안한…."
주택이 밀집한 다른 지역들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지상 4.5미터 높이의 기준에 턱없이 못 미친 전선들이 수두룩하고, 끊어진 채 방치돼 있는 통신선들도 눈에 띕니다.
▶ 스탠딩 : 노태현 / 기자
- "서울 시내 주택가의 한 이면도로입니다. 전신주에서 뻗어져 나온 선들이 나무 밑을 지나면서 팽팽해져 있습니다. 이럴 경우 자칫 작은 충격만 가해져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전이 마련한 전선 설치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통신사들은 통신선과 케이블선을 마구 설치해놓고 벌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식입니다.
▶ 인터뷰(☎) : 김찬오 /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
- "한전에서 정한 공과기준을 초과해서 통신선이 시설된 경우도 많고요. 여름철에는 폭우나 태풍이 오는데, 이런 경우 전주가 쓰러질 위험까지도…."
땅 밑으로 전선을 묻는 지중화와 공중선 정비 작업에도 수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진척은 더딘 상황.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좀 더 구속력 있는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MBN뉴스 노태현입니다. [ nth302@mbn.co.kr ]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