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7~18일 충남 서산시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대량 유출 사고는 공정안전관리 절차를 지키지 않은 회사측의 과실과 파업으로 인한 숙련 근로자의 현장 이탈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 사고 관계기관 합동조사단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스틸렌모노모(SM)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SM이 다량 함유된 내용물을 탱크로 이송한 회사측 과실과 보일러가 정상 가동하지 않은 상황이 맞물려 발생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이어 "평상시 내부 온도를 50~60도로 유지하는 탱크에 SM성분이 다량 함유된 물질을 가득 채운 상태에서 6일 정도 보관, 당시 탱크 내부에서 SM 중합반응이 일어나면서 온도 상승으로 유증기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SM은 스티로폼, 플라스틱, 합성고무 제조 원료로 65도 이상의 온도가 지속될 경우 급격하게 폭주 중합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조사단은 특히 "파업으로 숙련된 근무자가 현장을 이탈하고 다른 부서에서 차출된 대체 근무자가 운전하는 과정에서 생긴 업무 공백과 2교대 근무로 인한 육체적 피로 누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도 사고에 한 몫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인한 SM유출량은 1차 사고 94.4t, 2차 사고 3.4t 등 97.8t으로 집계됐다.
SM 확산범위는 1차 사고 2800m, 2차 사고 607m로 추정됐다. 화학물질안전원은 이번 사고로 병원 치료를 받은 근로자와 주민 3640명 중 386명의 소변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대부분(378명)이 생체노출지표 기준치(400㎎/g-cr)이하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번 사고를 화학사고로 규정, 지난달 13일 회사측을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즉시 신고 미이행)로 검찰에 고발한데 이어 조만간
충남도는 대기오염물질 희석 배출 등 10건을 적발하고 3건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산시도 토양오염 우려기준 초과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를 오는 11월 29일까지 마칠 것을 회사측에 명령했다.
[서산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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