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즈린 라시드 부칼라팍 공동창업자 겸 대표. <사진 제공 = 부칼라팍> |
'동남아시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부칼라팍(Bukalapak)의 공동창업자인 파즈린 라시드(Fajrin Rasyid) 대표는 21일 매일경제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부칼라팍은 고젝·트래블로카·토코피디아와 함께 인도네시아 4대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회사다. 라시드 대표는 오는 23일부터 열리는 산업은행 '2019 넥스트라이즈'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다.
라시드 대표가 말한 코오퍼티션은 경쟁(competition)과 협력(cooperation)의 합성어다. 라시드 대표는 "코오퍼티션은 기업들이 전혀 다른 영역의 회사와 제휴를 맺고 영토를 넓히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이는 결국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에서는 이같은 '영역 파괴'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차량공유·택시호출 서비스로 시작한 고젝이나 그랩 같은 회사들은 수억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음식배달, 지급결제, 메신저 기능까지 탑재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에서 성장한 부칼라팍도 막강한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 부칼라팍은 기본적으로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계하는 오픈마켓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약 400만명의 소상공인이 1억개 이상의 물건을 부칼라팍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월간 실제 이용자 숫자만 6000만명에 달한다. 유력 해외 투자기관인 500스타트업스나 알리바바 그룹 자회사 앤트파이낸셜 등이 부칼라팍에 주목하며 투자를 단행한 이유다.
↑ 부칼라팍 공동창업자인 파즈린 라시드와 아크마드 자키가 지난 2017년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부칼라팍> |
현재 부칼라팍은 펀드투자와 금투자를 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플랫폼에 탑재한 상태다. 최근 들어 인도네시아의 모바일 기기 보급률이 증가해 부칼라팍 같은 회사가 계좌 개설이나 보험 가입 등 '쉬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길이 열렸다.
라시드 대표를 포함한 3명의 공동창업자들은 지난 2010년 인도네시아 반둥공과대학 재학 당시 학교 기숙사에서 부칼라팍을 처음 선보였다. 9년 후 지금 부칼라팍은 인도네시아를 넘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홍콩, 대만 등에 진출해 있다. 현재 직원수만 2000여명 수준이다. 지난 2017년에는 부칼라팍 공동창업자들이 청년 혁신가 자격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부칼라팍과 라시드 대표는 한국과도 돈독한 인연을 쌓고 있다. 라시드 대표는 대학 시절 대전대학교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재학한 바 있다. 아울러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는 올해 초 5000만달러(587억원)를 부칼라팍에 투자했다.
라시드 대표는 동남아시아 진출을 노리는 한국 회사들에도 '코오퍼티션 정신'을 강조했다. 라시드 대표는 "금융 회사라면 반드시 현지 파트너사를 찾길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달리 여전히 현금이 주요 지급 수단이고, 은행 계좌가 있는 인구조차 대부분 디지털금융에서 소외돼 있고 신용카드 활용율도 낮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런 현지의 문화나 상황에 대한 이해도는 물론, 시장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파트너사와 함께 머리를 맞대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라시드 대표는 "이제는 업권이 다르든 국가가 다르든, 과거의 경쟁사들을 모두 잠재적 협력사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칼라팍은 소상공인들에게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제공해 '제2의, 제3의 도약'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시작한 사업이다. 라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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