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법무부가 법무부 TV 개국 기념으로 진행한 '조두순 출소 대책' 이벤트입니다. 동영상을 본 국민들은 눈을 의심했고 분노했습니다.
조두순이 누굽니까. 11년 전 8살 아이를 무참하게 성폭행해 지금 실형을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직도 피해자는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고, 내년 말 그의 출소를 앞두고 감옥에서 나오게 하면 안 된다는 국민청원까지 이어졌지만, 현행법상 막을 방법이 없다는 바로 그 인물입니다.
법무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죄지은 자를 단속하고 처벌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국민이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인물을 소환해 '대국민 퀴즈'를 내다니요. 스마일 이모티콘에 '아이스크림 케이크'라니요. 실망스러운 건 또 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슬그머니 해당 영상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사과 글 하나, 입장 표명 하나 없었습니다. 취지와 달리 의도치 않게 나쁜 결과가 나오니 뭔가 억울했던 걸까요.
물론 억울할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에게 성폭력을 가한 성범죄자를 1대1로 전담 보호관찰 할 수 있도록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이건 조두순 사건을 겨냥한 법이었죠. 이 법에 따라 1대1 전담 관찰이 시행되니 이젠 국민들이 조금은 안심할 수 있다…. 아마 이런 게 법무부가 전하고 싶은 말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홍보라는 건 양쪽 모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듣는 자의 마음도, 정서도 모르는 일방적인 홍보는 누구에게도 공감받을 수 없습니다.
차라리 법이 개정됐어도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위해 현실적으로 법의 취약한 부분은 더 없는지 살펴보고, 정부 입법으로라도 더 추진할 부분은 없는지 목소리를 내줬다면…. 이런 노력들을 보여줬다면 어땠을지 그들의 빈곤한 상상력이 안타까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