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송새벽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리틀빅픽처스 |
‘진범’은 피해자의 남편 영훈(송새벽 분)과 용의자의 아내 다연(유선 분)이 마지막 공판을 앞두고 서로를 향한 의심을 숨긴 채 함께 그날 밤의 진실을 찾기 위한 공조를 그린 추적 스릴러다.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 ‘채식주의자’ 조감독이자 러닝타임 30분의 ‘독개구리’(2011)를 연출한 고정욱 감독의 입봉작이다.
송새벽은 극 중 아내를 잃은 남편 영훈을 연기한다. 말도 안 되는 살인사건에 아내를 잃고 삶의 의미를 잃은 영훈은 모든 걸 잊고 떠나려던 찰나 의문점을 발견하며 모든 사건을 재구성하는 유족이다. 피해자 가족이 스스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아내의 사망 당일을 재연한다는 점에서 연기를 하는 송새벽 역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했다. 웃음기를 싹 뺀 그의 얼굴에는 러닝타임 내내 처절함과 결연함이 교차한다.
“완성된 ‘진범’을 보고 기대 이상이었다. 고 감독님이 후반작업에 애를 많이 쓴 게 느껴지더라. 당초 시나리오가 잘 읽혔고 어렵지 않았다. 쉽고 명쾌한 느낌을 받았고 공을 들인 인상이 있었다. 영훈이라는 인물은 굉장히 평범한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파헤친다. 그 자체가 좋았다. 평범한 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갑자기 큰 사건이 일어나는 설정 자체가 와 닿았다. 평범한 사람에게 이런 일들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헤쳐 나가는지를 중점으로 두고 연기했다.”
↑ 최근 송새벽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리틀빅픽처스 |
‘진범’ 속 송새벽은 그 흔한 미소 한 번 짓지 않음은 물론 연신 축 처진 영훈을 그려낸다. 하지만 아내의 사건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진실을 알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일순간 변하는 눈빛 연기가 긴장감을 안긴다. 실제로 송새벽은 삶의 의미를 잃은 영훈을 연기하기 위해 몸무게 감량을 감행했고 덕분에 좀 더 자연스러운 인물을 스크린에 옮겨낼 수 있었다.
“영훈은 영화에서 아내가 살해를 당한 상황이지 않나. 초췌하고 항상 지쳐있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박또박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고 의욕도 없기 때문에 대사 톤이나 표정에서 그런 느낌을 그리려고 했다. 살을 7kg 정도 감량했는데 성대도 살이 빠지는지 자연스럽게 말투도 변하더라.(웃음) 딱 버틸 만큼만 먹으며 몸을 혹사하니까 몸한테 좀 미안했다. 육체적으로 힘든 걸 주변에서 걱정하는데 촬영할 때는 또 다른 엔도르핀이 생기니까 괜찮다.”
송새벽은 지난 2013년 연극배우 하지혜와 결혼했다. 실제로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만큼 ‘진범’의 설정이 더욱 와 닿았다. 만약 자신이 총각이었다면 이 영화를 찍을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는 송새벽의 얼굴에 진지함이 어렸다.
“제가 총각이었으면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줬을지 의문이다. 아무래도 극 중 역할에 저도 모르게 대입을 하게 된다. ‘만약 내 아내가 그랬다면 나는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촬영할 때 감정 이입이 안 될 수가 없다. 영훈이라는 인물을 연기할 때 그런 부분이 작용을 많이 했다.”
↑ 최근 송새벽이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리틀빅픽처스 |
‘진범’의 특징 중 하나는 연극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인물 간 감정의 충돌이나 액션 동선에서 연극적 요소를 느낄 수 있다. 이는 출연한 배우들 역시 공통적으로 느낀 부분이었고, 송새벽은 단합을 위해 MT를 제안했다. 벌써 두 번의 엠티를 다녀왔다는 ‘진범’ 출연진은 단단한 팀워크를 고스란히 작품에 녹여냈다.
“배우들끼리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영화 속 인물들이 저마다 욕망을 갖고 있지 않나. 배우들이 빨리 친해져서 촬영을 매끄럽게 촬영하자는 생각으로 엠티를 제안했던 거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