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튜어드십' 도입100개社 넘었다 ◆
27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주주활동 내역(의결권 행사 내역은 제외)을 공개한 기관투자가는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 등 8개사에 불과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자산운용사 수가 35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77%는 공시 내역이 없는 셈이다.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일환으로 '연간 최소 1회 이상 주주활동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투명성이 낮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의 스튜어드십 코드 담당 임원은 "스튜어드십 코드에 이름만 걸어두고 활동을 안 하는 투자자들이 있는가 하면, 상장사와의 관계를 고려해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곳들도 다수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여부가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 선정 등 기관투자가들의 평가 기준이 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촌극"이라고 평가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7가지 원칙 중 하나로 공시를 투명하게 한다는 원칙이 나와 있고, 도입한 자산운용사들은 이 같은 원칙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본격적으로 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공시하는 자산운용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전문 인력 육성 역시 스튜어드십 코드의 제대로 된 활용을 위한 장기 과제라는 평가다. 대형 자산운용사들조차 스튜어드십 코드 담당자가 3~6명 수준이다. 일부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경우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해 생소한 운용역을 담당자로 배치해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스튜어드십 코드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운용역을 해당 업무에 겸직을 시키고 있다"며 "관련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외부 의결권 자문사의 영향력에 좌지우지되기 쉽다"고 토로했다.
성태윤 연세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