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이상철 기자
3⅔이닝 8피안타 4실점. 완벽한 투구로 화려하게 복귀한 그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거인 군단 ‘안경 에이스’는 만족했다. 경기 후 아프지 않았다. 구속과 구위도 1년 전과 달라졌다. 그에게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다.
박세웅(24·롯데)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8개월의 재활을 거쳐 다시 1군 마운드에 섰다. 25일 KBO리그 사직 kt전에 선발 등판했다. 박세웅의 KBO리그 경기는 2018년 10월 10일 kt와 DH 1차전 이후 257일 만이었다.
박세웅은 매 이닝 안타를 맞으며 코너에 몰렸다. 3회를 제외하고 모두 2사 후 실점했다. 수비 도움을 얻지 못하기도 했다. 1회 로하스의 타구는 1루수 한동희가 막아야 했다. 72개의 공을 던진 박세웅은 4회 2사 2루 강백호의 타석에 진명호와 교체됐다.
↑ 롯데 투수 박세웅은 8개월의 재활을 마치고 다시 부산 사직야구장 마운드에 섰다. 사진(부산)=이상철 기자 |
짧다면 짧은 복귀전이었다. 그러나 그 무대에 오르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 평가는 우호적이다. 속구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기록됐다. 슬라이더, 커브 구속도 예년보다 빨라졌다.
특히 구위가 압권이었다. 12승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한 2017년의 박세웅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26일 만난 박세웅은 “오랜만에 1군 경기라 의식을 안 할 수 없었다. 지난해 구속이 떨어져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복귀전 구속이 괜찮았다. 결과가 안 좋은 부분이 있으나 내 구위와 구속을 확인했다는 게 긍정적이다”라고 밝혔다.
박세웅의 재활은 두 번째다. 지난해 시즌 도중 팔꿈치에 문제가 발생하자 수술 없이 재활했다. 다시 야구공을 잡았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14경기 1승 5패 평균자책점 9.92였다. 결국 그는 지난해 11월 수술대에 올랐다.
그렇지만 초조함은 없었다. 부정적인 생각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박세웅은 “재활 중 통증이 재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난 그렇지 않았다. 특별히 힘들거나 불안하지 않았다. 수술 후 처음으로 공을 던졌을 때도 느낌이 매우 좋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박세웅은 신무기도 추가했다. 슬라이더가 업그레이드됐다.
박세웅은 “옆으로 던졌던 슬라이더를 낙폭이 짧아도 강하게 휘도록 노력했다. 속구 같이 던져서 (슬라이더)구속도 빠르다. 어제 경기에서도 내야 땅볼 타구가 많아 사용 빈도를 높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박세웅의 슬라이더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 감독은 “불펜 피칭 때 보니 슬라이더가 좋았다. 과장을 보태면, LA 다저스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의 컷패스트볼 같은 각이었다”라고 호평했다.
박세웅의 구속 증가에는 ‘스윙’이 달라진 부분이 있다. 양 감독은 “손이 (자연스럽게)더 위로 올라갔다. 릴리스포인트도 전보다 앞에 위치하니 공이 좋아졌다”라고 전했다.
↑ 롯데 박세웅이 25일 KBO리그 사직 kt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박세웅은 이에 대해 “몸 상태를 빼고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루틴도 똑같이 하고 있다. 투구폼을 바꾸려고 의식한 적도 없다. (릴리스포인트 등은)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라고 했다.
롯데는 26일 현재 29승 2무 46패로 10위에 머물러 있다. 5위 NC와 승차는 7경기다. 롯데가 하위권을 전전하는 걸 지켜보는 게 안타까웠다는 박세웅이다.
그는 “팀에 도움을 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