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이대은(30·kt)이 힘겹게 승리를 지켜내며 KBO리그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대은은 23일 KBO리그 수원 NC전에 4-2의 8회 2사 구원 등판해 1⅔이닝을 4피안타 2탈삼진 1폭투 무실점으로 막았다. 8회 및 9회 모두 2사 2,3루의 긴박한 상황에서 모창민과 김형준을 삼진으로 잡았다.
이대은은 경기 후 “솔직히 많이 긴장했다. 어제는 뒤지던 상황(6-7의 9회 1사 1,2루)이고 오늘은 앞서는 상황에 지켜야 했다. 확실히 긴장감이 다르다. 내가 맞으면 지는 경기 아닌가. 선발투수는 점수를 내줘도 팀의 도움 받아 갈 수 있는데 이 자리는 그렇지 않으니 부담이 따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kt 이대은은 23일 수원 NC전에서 KBO리그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사진(수원)=이상철 기자 |
이틀 연속 등판이었다. 마무리투수로서 하나의 시험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이대은의 연투 능력을 점검했다. 미국, 일본에서 활동했던 이대은도 연투 경험이 많지 않다.
이대은은 “일본에 있을 때 연투를 해봤는데 쉽지 않았다. 둘째 날 구속이 3,4km 줄었다. 그래서 오늘 많이 걱정했는데 그래도 어제보다 구속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괜찮았다”라고 말했다.
KBO리그 첫 승(5월 16일 광주 KIA전)보다 더 감격적인 첫 세이브였다. 이대은은 “내가 공을 던진 후 바로 기록되니까 세이브가 더 와 닿는 것 같다. 선발승과는 분명 다른 느낌이다. 그렇지만 재미는 잘 모르겠다”라며 “무난하게 마쳤으면 모르겠는데 8회 이어 9회까지 주자를 내보내고 막으니 참 힘들었다. 앞으로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대은은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첫발을 뗀 셈이다. 다만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송민섭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이대은은 “타구가 (외야 좌중간으로)빠진 줄 알았는데 (송)민섭이가 날면서 잡더라. 마치 슈퍼맨 같았다. 정말 고마웠다. 내가 밥 한 번을 사겠다”라며 기뻐했다.
이대은은 9회 2사 1,2루서 김형준에게 던진 6구 포크볼이 포수 뒤로 빠졌다. 2,3루 위기에 몰린 그는 힘차게 가운데로 공을 던졌다.
이대은은 “주자가 있다고 포크볼에 대한 부담은 없다. 포수를 믿고 던진다”라며 “1루가 비어있던 만큼 볼넷을 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저 세게 공을 던지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만루가 됐다면)다음 타자가 (박)석민이형이었더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대은은 마무리투수로 팀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께서)내가 이 자리를 맡기를 원하시는 것 같다. 중요한 자리인 만큼 팀에 더 도움이 될 테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아직은 좀 더 구위가 좋아져야 하는데 리드 상황에서는 무조건 막아내겠다. 보직 욕심은 없다. 그저 팀이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kt는 이
이대은은 “지금은 멀리 내다보지 않는다. 연패만 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도 승산이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