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14일(10:2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두산공작기계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는 잠재 매수자들이 본격적인 실사 작업에 돌입했다. 매각 측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시작점을 높게 부르고 있어 거래 성사까지 '밀당'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두산공작기계 희망 매각가를 3조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12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두산공작기계 인수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실사 기회를 부여했다. 베인캐피탈과 베어링PEA, 브룩필드에셋매니지먼트 등 세 곳의 재무적투자자(FI)와 해외 전략적투자자(SI) 두 곳이 참여할 예정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매각 주간 업무를 맡고 있다.
두산공작기계는 수치제어선반 등 자동화 제조 설비에 특화된 기업으로 옛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부문이 분사돼 설립됐다. 2016년 MBK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두산그룹에서 분리됐다. 당시 거래대금은 총 1조1000억원이었으며 펀드 투자금은 4000억원, 인수금융 규모는 7000억원 정도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MBK파트너스는 두산공작기계 상장으로 자금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비교 기업으로 거론됐던 일본 회사 디엠지 모리(DMG MORI)와 오쿠마(OKUMA) 주가가 하락해 기업가치 산정에 부정적인 상황이 이어졌다. 고심 끝에 기업공개(IPO) 대신 지분 매각으로 엑시트 전략을 바꾼 것이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거래가 성사되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공작기계 몸값에 대한 시각차가 크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잠재 매수자에게 3조원 수준의 몸값을 제시했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 9~10배의 멀티플을 적용한 셈이다. 반면 매수 희망자들은 멀티플 7~8배를 적용한 2조원 초반대가 적정 가격이란 입장이다. 앞서 BoA메릴린치는 투자설명서(IM)에서 회사의 작년과 올해 예상 EBITDA를 각각 2800억원, 3200억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시장 관계자는 "SI에게 적합한 매물인데도 관심이 떨어지는 건, 매각 측이 제시하는 가격이 시장 컨센서스보다 많이 높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 조 단위 투자가 가능한 글로벌PE 몇 곳만 관심을 갖는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 업황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매각자는 공작기계 부문의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원매자들은 공작기계 산업 사이클이 현재 정점에 다다랐다는 입장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최근 3년 사이 실적이 개선된 건 맞지만 2010년 초반과 비교하면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며 "업종 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PE가 사들여 바꿀만한 부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