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 무순위 청약에서 20가구 모집에 200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00.05대1을 기록했다. 전용 84㎡A는 6가구 공급에 855건이 접수돼 142.50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단지는 지난달 62가구를 일반분양했지만 이 중 3분의 1가량인 20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나왔다. 대부분인 17가구가 부적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줍줍' 현상은 서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강남·강북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달 14일 딱 하루 사후로 무순위 접수를 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29가구 공급에 청약자가 무려 6197명에 달했다. 경쟁률로는 213.6대1을 기록했다. 수도권인 '수지 동천 꿈에그린' 아파트도 높은 인기 속에 무순위 청약을 마쳤다. 사후 접수로 총 184가구가 공급됐으며 청약 접수는 1037건에 달했다.
이런 무순위 청약 열기가 대구와 부산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지방은 서울·수도권에 비해 각종 청약규제지역에 익숙지 않아 부적격 청약으로 인해 쏟아지는 물량이 더 많은 편이다.
대구시 수성구에서 분양했던 '수성 레이크 푸르지오' 아파트는 지난달 무순위 청약에서 203가구 모집에 2115명이 신청하며 경쟁률이 10.4대1에 달했다. 이 단지는 일반분양분이 229가구였고, 당시 청약자가 1964명으로 평균 경쟁률 8.5대1을 기록했다. 1순위 청약보다 무순위 청약자가 더 많이 몰린 셈이다. 수성구는 대구에서 유일한 투기과열지구로, 그만큼 현금 부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부산 조정대상지역인 동래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산에서 처음 실시된 사전 무순위 접수인 '힐스테이트 명륜 2차' 청약 신청자는 3527명에 달했다. 지난달 13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686가구(특별공급 제외) 공급에 2126명이 청약하면서 평균 경쟁률 3.1대1을 기록했다. 이곳도 무순위 청약이 1순위 청약 수보다 많았다.
무순위가 인기를 끄는 지역들은 공통적으로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정부 규제가 있는 곳이다. '줍줍 아파트'로 불리는 무순위 아파트는 청약 당첨자나 예비 당첨자들 포기분과 부적격으로 남은 물량이다.
바뀐 청약제도로 가점 등을 잘못 계산한 부적격자가 늘어난 데다 중도금·잔금 등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아 중도에 포기하는 청약자가 많은 탓이다.
'줍줍' 열기가 뜨거운 까닭은 정부 규제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강화로 청약통장을 통해 분양은 받을 수 없지만 여전히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이라면서 "오히려 현장에서 무순위 청약자들을 계약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 잠재적인 계약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줍줍'의 지나친 과열을 막기 위해 지난달 20일 입주자 모집공고 단지부터 규제지역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