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7일 현재 KBO리그 타율 1위는 0.377의 양의지(NC)다. NC에는 잘 치는 타자가 한 명 더 있다. ‘장외’ 타격왕 박민우(26)의 타율도 0.377이다. 그는 곧 장내로 진입한다.
NC는 26일 창원 SK전에서 1-2로 졌다. 그러나 끝까지 비룡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9회 2사 후 만루 기회를 얻었다. 박민우의 2루타에서 시작됐다. 박민우의 9경기 연속 안타다.
타격감이 절정이다. 박민우는 지난 주간 타율 0.417을 기록했다. NC 타자 중 가장 잘 쳤다. 155타석을 기록한 그는 조만간 규정타석을 채우게 된다. 52경기를 치른 NC의 규정타석은 161.2타석이다.
↑ NC의 리드오프 박민우는 27일 현재 타율 0.377을 기록하고 있다. 곧 규정타석을 채우게 된다. 사진=김영구 기자 |
박민우는 “요즘 운이 좋은 것 같다”며 머쓱한 반응이었다. 그렇지만 단순히 운만으로 계속 잘 칠 수는 없는 법이다.
‘노력’하고 있다. 박민우는 “(주축 선수가)많이 빠져있어 내가 많은 걸 해야 하는 상황이다. 웬만하면 쉽게 아웃되지 않으려고 한다. 1번타자가 쉽게 아웃되면 타순 한 바퀴가 휙 지나가더라. 초구를 잘 안 치게 되더라. 물론 역으로 초구를 공략할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박민우는 타석에 서서 배트를 휘두르기 전까지 전략을 짠다. 그는 “투수마다 전략이 다르다. 예를 들어 1선발과 대결할 경우 공략이 어려우니 투구수를 최대한 늘리려고 한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전략을)짜는 건 아니다. 코칭스태프, 전력분석팀 등 주변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밝혔다.
박민우는 KBO리그 최고의 리드오프 중 한 명이다. 출루율 0.429는 이 부문 4위에 해당한다. 볼넷도 13개를 얻었다. 삼진 아웃은 11개뿐이다.
그렇지만 박민우는 스스로 의문이 든다.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팀을 이끌어야 할 리더로서 채찍질이다.
박민우는 “책임감이 크다. 난 마냥 어린 선수가 아니다. 팀을 이끌어야 할 위치다”라며 한숨을 내쉰 후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인데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성범의 이탈로 박민우는 공룡군단의 주장을 맡고 있다. 팀이 긍정의 에너지를 내며 3위에 올라있는데 박민우의 공이 크다. 그는 딱히 다를 게 없다고 했다.
박민우는 “(주장을 맡았던)이호준 코치님, 이종욱 코치님, 손시헌 선배가 그동안 팀을 밝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걸 보고 자랐던 나도 그렇게 따라 할 뿐이다. 후배들이 알아서 잘 움직인다”라고 이야기했다.
고충도 없지 않다. 박민우는 “특별히 힘든 건 없지만 딱 하나가 있다. 내가 경기가 안 풀려 속상할 때도 팀을 위해 밝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원래 얼굴에 티가 잘 나는데 드러낼 수가 없다”라며 웃었다.
박민우는 정말 열심히 한다. 부상 방지를 위해 도루 자제 권고에도 그는 열심히 뛴다. 본능적이다. 18일 잠실 LG전에서 박민우의 도루 2개는 팀 승리의 뒷받침이 됐다.
박민우는 “코치님께서 무리하지 말라고 하신다. 나도 잘 알고 있다. 나까지 다치면 안 된다는 걸. 그런데 막상 경기에 임하면 의욕이 넘친다. 제어가 안 된다. 팀도 이겨야 하지 않는가. 무리하지 않으려고 해도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을 것 같으면 몸이 먼저 반응하더라. 컨트롤이 안 된다. 머리로는 알지만 몸이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박민우는 4월 12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다.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고 싶다던 그의 계획이 틀어졌다. 그렇지만 그 때문에 더 투지를 불태우는 박민우다.
박민우는 “다치지 않는 게 올해 목표였는데 개막 전부터 깨졌다. 그래도 한 번 아플 거면 차라리 일찍 아픈 게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