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투쟁 대장정'의 막바지를 달려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강원도를 찾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는 대신 '민생·안보 투쟁'에 집중한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첫 일정으로 지난해 11월 철서된 육군 3사단 내 GP(감시초소)를 현장 점검했다. 황 대표가 군부대를 방문한 것은 지난 2월 27일 대표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미북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관계가 다시 안갯 속이 된 가운데 '안보 정당'으로서 한국당의 면모를 부각하기 행보로 풀이된다. 접경지인 철원의 GP 철거 현장을 찾은 것은 9·19 남북군사합의를 비롯한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GP 시범 철수는 남북군사합의 내용 중 하나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강원도 고성의 토성농협본점 앞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눈치를 살피느라 우리 군을 뇌사 상태로 만들고 있다"며 "이런 정권을 믿고 잠이나 편히 잘 수 있겠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군이 뇌사 상태'라고 표현한 근거에 대해 "(군은) 북한 미사일을 아직도 분석 중이라는 말만 하고 있다"며 "또한 공군이 지난 3월 스텔스 전투기 F35를 도입하고도 아직 전력화 행사조차 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이어 "대통령은 '단도 미사일'이라는 해괴한 말까지 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는 무너져도 다시 일으킬 수 있지만, 안보는 한 번 무너지면 국가 존립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며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군사합의 자체가 무의미해진 만큼 지금라도 군사합의 무효를 선언하고 안보를 무장 해제하는 일련의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강원도 철원에 있는 군부대 GP(감시초소) 철거 현장을 방문한 뒤, 문재인정부의 대북·안보 정책에 대한 비판 의식을 더욱 강하게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전투복과 방탄헬멧을 착용하고서 안보 교육을 받은 뒤, 군용차량을 타고 GP 철거 현장에 들어가 군 관계자로부터 현장 상황 브리핑을 들었다. 황 대표는 "정치권에서는 평화를 이야기해도 군은 (방어태세 약화시키는 것을) 막자고 말해야 한다"며 "군이 양보하는 입장을 가지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는 GP가 없으니 공연히 군사들이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우리는 방어 개념이지만 저쪽(북한)은 공격 개념이다. 유사시에 GP를 다시 세우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군과 정부의 입장은 달라야 한다"며 "국민들의 바람은 다중 방어를 더 견고하게 해 달라는 것"이라고 덩부했다. 황 대표는 또 군 전문가, 민간 전문가와의 논의를 통해 현 정부 안보정책의 문제점을 짚고 대안을 제시하는 한국당 차원의 '안보 실정
황 대표는 이날 오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엔 강원도 고성 천진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보호소를 찾아 지역주민들을 위로했다. 이어 원주 테크노밸리로 간 그는 의료기기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인들과 간담회도 열였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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