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폭탄을 달고 적진의 240㎜ 방사포 차량에 직접 출동하는 '자폭형 드론'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육군은 오늘(16일) 경기도 이천 육군정보학교에서 감시, 정찰, 타격, 제독(除毒·화생방 오염처리), 수송용 드론 운용 기술을 시연했다고 밝혔습니다.
황순필(준장) 육군정보학교장 주관으로 열린 이번 시연은 육군의 드론봇(드론+로봇) 업무담당자 50여 명이 참석했고, 서욱 육군참모총장과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등 관련 부서장도 참관했습니다.
육군이 군사용 드론의 각종 임무를 실제 시연해 보인 것은 처음입니다.
이날 시연 행사에는 감시정찰 1대, 타격 4대, 제독 3대, 수송 2대 등을 비롯한 20여대의 각종 드론이 등장했습니다.
먼저, 360도 촬영 카메라와 VR(가상현실) 센서를 탑재해 360도 전 방향을 감시·정찰할 수 있는 감시정찰 드론이 적 지역의 타깃을 찾아 비행에 나섰습니다.
이 드론이 촬영한 작전지역 지형은 컴퓨터의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통해 3D로 바뀌어 작전부대로 전달됐습니다. 기존에는 대대 및 중대급 부대에서 패널을 이용해 작전계획을 수립했는데 이제는 드론의 촬영 영상을 3D로 바꿀 수 있어 작전 지형을 더욱 빠르고 자세히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드론에 탑재된 VR 센서의 가격은 50여만원에 불과합니다. 이 센서 덕분에 지상 운용 요원은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을 이리저리 돌릴 수 있고, 상·하·좌·우 360도 전 방향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감시정찰 드론은 숲속에 숨어 있는 240㎜ 방사포 차량과 적 전차를 탐지해 지상 통제소로 전송했습니다.
다음으로 타격용 드론이 떴습니다. 군은 이날 폭탄을 투하하는 타격 드론과, 타깃에 직접 충돌하는 타격 드론 각각 1대를 띄웠습니다. 이 가운데 1대는 가상의 240㎜ 방사포를 탑재한 차량 상공으로 비행해 모형 박격포탄을 투하했고, 그에 이어 나머지 타격 드론 1대가 방사포 차량으로 돌진해 자폭하면서 차량을 완전히 무력화됐다. 자폭형 드론에는 고폭탄을 매달았습니다.
이어 타격을 받은 적이 화학탄 공격을 감행하는 상황을 가정했습니다. 연병장에 화학탄으로 가정한 연막탄이 피어오르고 아군 몇 명이 쓰러졌습니다. 그러자 DS2 제독제를 실은 제독용 드론 3대가 출격했습니다.
지상통제소에서 1명의 요원이 자동 프로그램을 이용해 제독 작업을 했습니다. 자동 프로그램은 오염지역을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제독 드론이 자동비행해 제독하는 '드론 조종 자동화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화생방 오염지역에는 1㎡당 DS2 제독용액 100㎖를 살포해 G,V,H 계열의 신경작용제를 84~99% 제독할 수 있다고 육군은 설명했습니다. 만약 제독용 드론 4대를 띄우면 2천200㎖ 제독제를 실은 K10 제독차량 보다 반응시간이 6분이 줄고, 오염지역은 140㎡를 더 제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적의 포탄과 화생방 공격으로 부대 보급로가 막히는 상황을 가정해 수송용 드론이 보급품을 수송하는 장면도 시연됐습니다.
1대당 400여만원인 이 수송 드론은 한번에 10㎏ 무게의 탄약 또는 식량을 수송할 수 있습니다. 10㎏이면 5.56㎜ 보통탄 854발, 60㎜ 박격포탄 5발, 건빵 100봉지를 합한 무게입니다. 5~6대의 수송 드론을 한꺼번에 운용하면 중대급 부대에 필요한 보급품을 원활하게 수송할 수 있다고 육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이번 시연에서 수송 드론 1대는 아군 진지 공중에서 보급품을 투하했습니다. 수풀이 우거져 착륙이 어렵고, 보급로가 차단된 곳에서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나머지 1대는 착륙해서 보급품을 놓고 다시 비행했습니다. 탄약이나 폭탄 같이 충격에 민감한 보급품을 실은 수송 드론은 지상에 착륙해서 보급합니다.
황순필 정보학교장은 "전략환경 변화 속에서도 전투 효율성을 높이고자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와 연구, 전투실험을 통해 드론봇 전투체계를 완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오늘 시연을 통해 야전의 드론 전술적 운용에 중요한 첫걸음을 뗐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시연을
육군은 야전에서 적용 가능한 전투 수행 기능별 드론 운용방법을 검증한 후 이를 운용할 드론 고등기술 조종자를 하반기부터 교육해 야전으로 배출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