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 이상화(30)가 질주를 멈춥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의 살아있는 전설, 이상화는 오는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공식 은퇴식을 열고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이상화 측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은퇴를 발표했습니다.
이상화는 어렸을 때부터 국내 무대를 평정한 '천재 스케이터'였습니다.
그는 휘경여중 재학 시절 성인 선수들을 제치며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습니다.
성장 속도는 빨랐습니다. 이상화는 만 16세였던 2005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첫 올림픽 무대였던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선 5위에 오르며 한국 여자 빙속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상화는 두 번째 올림픽 무대인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만개했습니다.
그는 여자 5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차지하며 국내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이때까지 세계 스피드스케이팅은 체격 조건이 좋은 서양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이상화는 자신의 실력으로 아시아 선수들도 빙속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이상화는 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에도 훈련의 강도를 낮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각종 잔 부상을 이겨내며 월드컵 대회와 세계선수권 대회를 싹쓸이했습니다.
2012-2013시즌과 2013-2014시즌엔 4차례나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세운 36초36의 세계신기록은 5년 6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여자 500m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2연패를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였습니다.
2018년 평창올림픽까지 여정은 험난했습니다. 이상화는 올림픽 직전까지 고질적인 왼쪽 무릎 부상과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시름 했습니다.
올림픽 직전 다수의 국제대회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한물갔다'
하지만 이상화는 포기하지 않았다. 각종 악조건 속에서도 이를 악물며 모든 것을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단거리 최강자로 떠오른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감동적인 경쟁을 펼쳤습니다.
고다이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이상화는 은퇴 시기를 놓고 긴 시간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1년 여 만에 은퇴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