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협 "이면계약, 선수 권익 침해…압박 수단으로 사용"

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이면계약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선수협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이면계약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면계약이 공공연하게 관행적으로 선수와 구단 간에 체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것이 선수의 권익을 침해하고 선수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고 밝혔다.
윤석영 이면계약 사태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선수협은 “백승원은 2015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과 선수계약이 체결돼 있었다. 그런데 인천 이 2016년 시즌을 앞두고 1년간 백승원을 K3 김포시민축구단으로 임대를 보냈다. 선수가 원 소속구단에서 받은 연봉보다 더 낮은 연봉을 받게 되는 경우 이적(임대)을 거부할 수 있다는 연맹 규정(연맹규정 제2장 선수 편 제23조 2제2항)은 휴지조각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가 명백한 불법인 이면계약이 횡행하고 있어 선수의 권익이 침해당하고 선수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 중이라고 호소했다. 백승원(사진)도 이면계약으로 인해 인천 유나이티드와 분쟁을 벌인 바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선수협은 “2017시즌을 앞두고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은 백승원을 또 다시 김포에 임대 보내려고 했다. 이에 백승원이 반발하자, 인천의 모 스카우트팀장은 백승원에게 ‘2018시즌에는 반드시 인천으로 복귀시켜주겠다’고 꾀며 ‘팀 복귀 시 연봉의 30%를 자신(스카우트팀장)에게 달라, 대신 팀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위약금으로 2년치 연봉을 보상해주겠다’고 했다. 물론 팀 복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리고 위약금 지급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인천은 현재 위 이면계약은 스카우트팀장이 독자적으로 한 것이므로 인천은 이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마디로 인천이 백승원을 무단방출하기 위해 ‘이면계약’이라는 불법적 방법을 사용하고, 백승원이 이것을 지적하고 나서자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선수협은 “백승원은 무명이다. 누가 봐도 구단에 대한 관계에서 철저한 약자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는 위와 같은 이면계약에 의한 선수의 권익침해가 비단 백승원과 같은 무명선수들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근호 선수협 회장은 이와 관련해 “너무 안타깝다. 이면계약은 불법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면계약이 불법인 것을 잘 모른다. 이제는 선수들도 올바르게 이해하고 인식을 바꿔야 한다. 선수협은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선수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yiju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